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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학교자치를 말하다를 읽고
학생자치의 철학과 구체적 방법이 고루 녹아 있는 책이다. 초, 중, 고 선생님이 각자 참여해 각 학교급의 학생자치의 실제와 개선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학교의 민주주의라는 큰 개론에서 시작하여, 학교 자치의 첫 출발이자 학생자치의 핵심인 교실 민주주의- 학생자치를 서술하고, 뒤이어 자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교직원, 학부모 자치 등 교육3주체의 자치 사례를 담아내고 있다. 책의 마지막은 학생자치에서 출발한 학교민주주의의 완성과 법적 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한 각 시도교육청의 '학교 자치 조례' 관련 내용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학교에서 길러주어야 할 태도와 역량을 톺아보면서, 교실에서 도전해볼 수 있는 학생 자치의 실제를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각 학교급의 사례가 나뉘어있지만 서로의 학생자치를 엿볼 수 있기 때문에 학교급에 상관없이 학생자치를 고민하는 교사라면 누구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저자로 참여했고 사례가 다양한 것은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자치라는 큰 틀의 관점이 크게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에 책의 관점이나 통일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책이다.
4월 마지막 주 학생자치회 운영위원회에서 5월 첫 주에 진행할 학급회의의 주제를 큰 틀에서 정했다. 학급회의 시간에 학급의 현안을 논의함과 동시에, 학생자치회에서 생각하는 큰 주제도 함께 제시해 준다. 그러면 학급의 이야기와 학생자치회의 연결을 도모할 수 있겠다 싶었다.
처음에 물리적 공간을 만들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의사소통 구조를 체계화하는 작업이었다. 그 출발은 당연히 학급회의였다. 학급에서 띄운 종이배가 대의원회의를 거쳐 학교장 간담회 그리고 학교운영위원회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물길만 터 주면 되는 방식에 집중하기로 했다.
책은 각 학교급의 사례를 충실히 담아내면서도, 모든 학교급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철학이나 생각이 곳곳에서 잘 묻어나오도록 썼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또한 학생 자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범위를 점차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도 교사들의 관점을 넓히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이런 사례의 서술이 '당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잘 안 되는지를 사람의 심리나 구성원 간의 갈등 상황에 좀더 집중하여 서술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내가 겪고 있는 갈등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변화된 학교의 사소한 변화를 전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자치를 고민하면서 학교 전체의 변화와 시스템의 틀을 고민하고 싶은 교사, 동시에 교실의 자치활동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학교 차원의 행사가 교실과 괴리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교사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딱 떨어지는 해답을 얻기보다는, 자신의 상황과 비교해나가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거나, 자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점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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