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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들이 평준화를 싫어하는 이유

함영기 | 2003.10.20 07:54 | 조회 1515 | 공감 0 | 비공감 0

우리 사회 상류층과 보수 언론한테 고교 평준화 제도는 동네북이다.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져도 평준화 탓이고, 과중한 과외비도 평준화 탓이라더니, 이제는 서울대 총장까지 나서서 최근의 강남 아파트값 급등까지 평준화 탓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매우 근거가 박약한 것들이다. 평준화 때문에 학력 저하가 일어난다고 떠들어대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평준화와 비평준화 간의 학력성취에 대한 모든 비교 연구는 평준화가 오히려 상향 평준화를 가져옴을 보여주었다. 과외비 또한 그렇다. 평준화의 폐지는 고교 입시 경쟁을 격화시켜 학생들이 지금보다 더 어릴 때부터 입시 과외에 시달리게 할 것이니 평준화 폐지가 과외비 감소를 가져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교육 문제로 인해 집값이 오른 것이라면 지금 강남의 전세금과 집값의 차이가 그렇게 커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왜 별로 근거도 없는 평준화 제도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는 것일까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어떤 제도든 그 제도 아래서 높은 성취를 한 사람들은 그 제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평준화 이전에 경기고나 서울고 또는 경남고나 광주일고 같은 명문고를 다녔고, 또 그 덕에 좋은 대학을 나와 현재 높은 지위를 누리는 사람들은 평준화가 마뜩지 않게 마련이다. 같은 논리로 나 같은 사람은 평준화를 선호한다. 평준화 제도 아래 있었기 때문에 중학교 때 아무런 입시 부담 없이 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두환 정권이 과외를 금지시키고 대학 정원까지 잔뜩 늘려주어 대학 가기도 쉬웠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기 경험에 근거한 선호의 차이가 단지 차이로 머무르지 않고, 평준화에 대한 비난이 득세하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지도층의 대다수가 비평준화 세대이며 그 제도 아래서 성공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자기 경험의 특권화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다른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교육제도에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만족한다면 자기 경험에 근거하여 평준화 제도를 비난하는 일도 잘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더 중요한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대학 진학이 모든 가족들의 계급적 재생산의 핵심 고리라는 사실에 있다. 학력과 학벌에 대한 강력한 보상으로 인해 격화된 교육 경쟁이 시간이 갈수록 심해져 이제는 상류층 자녀조차 이 경쟁으로 인한 고통과 피곤을 피해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이 비평준화에 대한 향수와 평준화에 대한 비난을 불러들인다. 왜냐하면 평준화는 상류층이 중등교육기관에서 더 나은 교육상품을 구매할 길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좀체 공식적인 발언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평준화 제도가 섞이고 싶지 않은 계층의 자녀와 자신의 자녀를 섞어놓는 것에 대한 상류층과 중상층의 불만이다. 이것이 노골적인 차별의 심리는 아니라 하더라도 문화적 취향과 감각의 차이라는 형태로 매우 강하게 관철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점은 강남뿐 아니라 서울에서 중대형 아파트단지와 학교 배정 단위가 잘 맞추어져 있는 곳은 어디나 아파트값이 인근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다시 말해 평준화 폐지 주장은 자신의 학창 시절에 대한 향수와 계급 재생산과 계급적 분리 욕망이 뒤얽힌자리에서 뿜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평준화 폐지 여부가 아니라 거의 틈새 없이 달라붙어 버린 계급과 교육 사이에 조금이라도 거리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럴 때만 교육은 제 본연의 기능에 조금이라고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엽 한신대 교수·사회학 (2003. 10. 21 한겨레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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