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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토론방
점수로만 학생뽑는 관행에서 헤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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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제도도 한 방법이다. 입학사정관은 직접 지원자를 만나 같이 생활도 해보면서 인생관과 학문에 대한 태도를 대화를 통해서 알아보고, 교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만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품성에 관한 다각적인 정보를 수집한다. 그 뒤 지원자가 제출한 다양한 전형자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성장 잠재력이 있는 지원자를 골라 선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발방식은 이상일 뿐 현실적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방법이다. 이 땅의 교사나 학부모뿐만 아니라 대학들도 대학입시의 여러 병폐로 오랫동안 시달려 왔다. 그럼에도 시험점수라고 하는 단일 평가기준의 비중에 여전히 연연하고 있다. 더 세련된 선발체제를 도입하는 데 드는 경비와 인력 탓도 있겠으나, 교육공동체의 인식과 신뢰가 형성되지 못한 대입 정책 환경에서 연유한 바 크다. 우리 대입정책은 학력사회의 과도한 관심 속에 정책 이해집단들이 첨예하게 맞서고, 이전 교육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운신의 폭이 매우 좁은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정책 환경에서는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확실히 제시하고, 이해 당사자의 수용영역을 찾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국 단위의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고교를 분류하여 이를 학생 선발에 일률적, 차별적으로 반영하자는 목소리가 있다. 이 방식은 학교내 개인차를 무시하여 평가 원칙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수용영역 밖이다.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대우하는 평가 원칙과 차등적 보상기준에 대한 원칙은 인정돼야 한다. 이미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나 특별한 재능, 소질, 경력을 기준으로 전문가의 질적 평가를 존중하는 특별전형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형을 통하여 어떤 학생을 선발하려고 하는지 전형별 우수학생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전형 요소와 전형 과정에서의 질적 판단에 대한 전문 충실성과 신뢰도 모두 약하다. 다원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의 우수성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인재 선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 현재의 학업 성취도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고, 결과만이 아닌 교육활동의 과정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세계 유수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명문 대학 입학 조건으로 공부를 잘하는 것은 매우 평범한 조건이라고 말한다. 일정 학력기준을 충족하는 범위 안에서 특별한 재능, 체계적 봉사활동, 특별활동, 추천서 등을 대학이 적절히 반영하여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을 준거로 선발한다. 그리고 전형 방법과 요소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인간에 대한 간접측정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하고 있다. 대학 간판이 일생의 성패를 좌우한다거나, 시험이 주도하는 교육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거나, 대입정책을 근간으로 교육의 정상화나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거나 하는 사회정치적 요구와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제도 도입의 취지를 왜곡시키는 내신 부풀리기, 학교생활기록부의 실질 반영과 형식 반영의 간극 등이 점차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입제도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는 고교의 교육과정과 평가방법, 대학 또는 모집단위의 선발 준거에 대하여 고교와 대학이 상호 정보교환으로부터 출발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한겨레신문 10월 18일 17면 여론광장에 게재된 글을 옮겨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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