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교컴
편지
종현이는 아마 모를 것이다. 선생님이 얼마나 너를 좋아하는가를. 이제 곧 여름이 올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 오늘 늦은 봄날 오후는 참 시원하다. 교무실 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다. 종현아. 생각해보니 종현이와 많은 이야기, 그것도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정말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은 아직 너와 함께 마주앉아 나누지 못한 것 같다. 종현아. 너를 보면 내가 중학교 1학년이었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 선생님은 참 아무것도 모르는 착하기만했던 학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의 종현이는 그 때의 나와는 달라도 한참 다른 학생이다. 요즘 보면 종현이는 참 행복해 보인다. 그래, 그렇게 늘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생활을 잘 통제하면서 보다 나은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거,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친구들과 다시 오지 않는 중학교 시절을 눈부시게 만들어가렴. 종현아. 올해 네가 1학년 5반이 된 것이 참 기분좋다. 삶에서 그냥 스쳐가는 의미없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가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으로 이렇게 만나기가 어디 쉬운 일이겠냐? 종현아.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네가 그리고 우리 1학년 5반 모든 친구들이 언제나 건강하고 웃으면서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종현아.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르면, 그래서 종현이가 어른이 되고 선생님은 더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되면 지금 우리가 함께 했던 이 시간들이 아주 소중하게 여겨질 거다. 그 때 종현이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 믿는다. 우리 모두가 서로를 하나하나 기억해내지는 못하더라도 짧은 시간 우리가 함께 행복했던 날들이 있었음을 ............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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