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민수는 길을 가다가 재원을 발견합니다.
오르막길을 재원이 손수레를 앞에서 끌며 오르고 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그 뒤를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재원아"하고 부르려다가 민수는 허공에 든 손을 내리며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이상하다. 재원이 저런 일까지..... "
그 날 이후 민수는 학교에서 재원이를 눈여겨 봅니다.
재원이는 참 유쾌한 녀석입니다. 목소리도 크고 활발하고 웃음도 많습니다.
알고 보니 재원이는 어머니의 일을 도와 꽃집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민수가 재원이네 꽃집에 놀러 갔습니다.
재원이는 꽃다발을 만들고 있었는데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민수야. 넌 어떤 꽃을 좋아하냐? 난 아이리스가 좋다."
오늘이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라 민수는 장미를 몇 송이 삽니다.
재원은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합니다.
서로 다른 길을 가지만
민수와 재원은 서로가 친구임을 잊지 않습니다.
민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만에 재원을 찾아갑니다.
어느새 재원은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있으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렇게 짧은 재회를 뒤로 하고 민수는
바람부는 거리로 나섭니다.
"아............ 바람이 너무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