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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양정자가 있어 현기영은 행복한 사내구나

함영기 | 2004.04.19 11:27 | 조회 2710 | 공감 0 | 비공감 0
양정자가 있어 현기영은 행복한 사내구나
양정자 시집 <아내일기>와 현기영의 <젊은 대지를 위하여>
  오마이뉴스 홍성식(poet6) 기자
'누구의 아내'가 아닌 당당한 시인

ⓒ2004 화남출판사
나무가 크면 그늘 또한 넓은 법. 잘난 남편 혹은, 아내와 사는 상대방은 여간해서는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가 힘들다. 참여정부의 문예진흥원장이자 <순이삼촌>의 작가인 현기영(63)의 아내 양정자(60) 시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한국 현대소설사에 큰 획을 그은 소설가 남편 탓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시인.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양정자가 만만한 시인이냐, 천만에다. 양 시인은 이미 지난 93년과 2000년 <아이들의 풀잎노래>와 <가장 쓸쓸한 일>을 내놓으며 일상어를 시어로 전이시키는 빼어난 솜씨를 보여줘 독자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30년 이상 묵묵히 지켜온 교단의 자긍심을 시로 그려내 많은 후배교사들에게 일과 하나가 되는 문학의 귀감을 보여준 성실한 작가다.

최근 화남출판사에 의해 선보인 <아내일기>는 90년 정민사에서 출간된 동명 시집의 개정판이다. 이 시집 역시 양정자 최고의 미덕이라 할 '일상적 풍경의 시적(詩的) 전이'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는 생활과 동떨어져 음풍농월해온 이들에게서는 결코 맡아지지 않는 양 시인만의 독특한 향기다.

남편과 아이들, 가르치는 학생과 학교는 물론이거니와 집과 학교를 오가며 대하는 세상 모든 사물이 시의 소재가 되는 이 독특한 풍경과 시적 성취에 선배작가 박완서는 이런 찬사를 달아준다.

일상에서 시어를 캐내는 독특한 정경

"양정자의 시집은 나를 슬그머니 매료시켰다. 아, 이런 것들도 시가 될 수 있는 거로구나.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건강한 이 여편네 시인이 즐겨 다루는 건 빨래, 연탄구멍, 발 고린내, 무말랭이, 보통의 아이들, 못나고 위대한 남편, 죽여주는 잠자리 등. 아주 구질구질하고 일상적인 것들..."

평범한 일상을 재료로 빼어난 시의 풍경화를 그려내는 것 말고도 양정자 시의 미덕은 또 있다. 오직 한 사람을 향해 있는 사랑이 그것이다. 예컨대 이런 시를 보라.

'우리가 서로 꽃잎처럼 포개져
처음 접하던 날
그대 고향 제주 바다와
내 고향 한강물이 뒤섞이던 소리
남해 신선한 푸른 물결이
병들고 썩은 한강물을 싸워 넘어뜨리며
흘리게 한 피'
-- 위의 책 중 '첫날밤' 전문.


위 시에서 언급되는 '제주 바다가 고향인 그대'는 두말할 것 없이 남편 현기영을 이르는 것일 터. 투옥과 고문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불의한 박정희 정권에 분노할 줄 알았던, 그랬기에 수난과 고통을 겪어야 했던 남편, '썩은 한강물을 싸워 넘어뜨리'려 했던 남편에 대한 가없는 애정과 신뢰는 <아내일기>의 절창이라 할 '위대한 남편'에서 보다 구체화된다.

'지난 밤 우리가/미친 짐승처럼/부끄러운 살의 장작불 활활 태운 그 이튿날/그대는 갑자기/안면 싹 바꾸려 한다//밥상에 반찬 시원치 않다/와이셔츠 단추가 떨어졌다/용돈이 너무 적다는 둥/목소리도 당당하게 위엄 떤다//지난 밤 흠신 짓눌리고 짓뭉개진/행복해진 그대 마누라/다시 한번 정신나게 짓밟으려 한다//그지없이 가련하고 귀엽도다/내 하나뿐인 사내 그대여/내 겉으로는 그럴 때, 그대/가장 위대한 사내로 여겨주리라.'

이쯤 되면 우리가 그간 생각해왔던 '현기영이 있어 그 아내 양정자는 행복하겠구나'라는 것이 철없는 편견이었다는 게 느껴지지 않는가? <아내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 행간의 뜻을 새기며 꼼꼼히 읽은 독자라면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엔 분명 이런 혼잣말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양정자가 있어 현기영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구나."

반성과 통곡의 힘을 아는 시인은...

▲ 젊은날의 양정자 시인.
ⓒ2004 디지털창비
양정자의 또 다른 시 '교실에서'를 읽는다. '용서하여라/너희들 여리디 여린 풀 위에/분별없는 내 말은 너무나 뜨겁고 무겁구나.../문득 너희와 나 사이/돌이킬 수 없는 세월의 길고 긴 강이 너무 깊어/나 홀로 몰래 몰래 통곡한다. 풀잎들아'라고 노래하는 이순(耳順)의 노시인.

스스로를 반성하고, 그 반성의 힘을 통해 '통곡'할 수 있는 양정자라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오랫동안 '풀잎 같은 아이들'은 물론, 아직도 술과 세상사 미혹을 떨치지 못한 '또 다른 풀잎 같은 아이' 현기영까지를 품에 안고도 "무겁다. 힘겹다"는 엄살 없이 웃으며 세상 속으로 걸어갈 수 있으리라.

오척 단구의 조그만 몸 속에 태산보다 크고 넉넉한 사랑과 시심(詩心) 담은 양정자 시인. 그러기에 이제까지의 그보다 앞으로의 그가 축조할 시의 성(城)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독자가 비단 기자만은 아닐 것이다.

"80년대의 시대정신은 여전히 중요하다"
현기영 산문집 <젊은 대지를 위하여>

ⓒ화남
소설가 현기영은 MBC의 오락프로그램 '느낌표(!)'에 <지상에 숟가락 하나>가 추천도서로 선정됨으로써 독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섰다. 그 작품은 물론 빼어난 성장소설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현기영 문학의 본령은 다른 곳에 있다.

자신을 정치적으로 억압받고, 경제적으로 착취당하고, 문화적으로 소외당하는 사람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연민이 아닌 동지애로써의 손맞잡음을 추동하는 '힘줄 꿈틀대는 연대의 문학'. 이것이야 말로 현기영 소설의 가장 빛나는 지점이다.

바로 그 빛나는 힘을 원 없이 맛볼 수 있는 책이 있으니 다름 아닌 <젊은 대지를 위하여>다. 대부분 80년대에 씌어진 현기영의 산문은 소설과는 또 다른 맛과 감흥으로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이 책을 통해 현기영은 민중시대로 지칭되는 '80년대'가 기억의 어두운 창고로 사라지는 것을 경계하며 "광장과 함성으로 집약되는 그 시대정신을 잊지 말자"고 청년들에게 당부한다.

자유, 역사, 민중, 민족, 공동체, 용기, 저항, 자기희생 등의 단어를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게 돼버린 2000년대. "거시담론을 되살려 미시담론과 짝을 이루어야 한다. 다시, 80년대를 돌아보고 거기에서 오늘의 지혜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현기영의 말은 지레 늙어버린 우리를 매섭게 질책하는 채찍에 다름 아니다.

2004/04/18 오후 7:43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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