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지(冬至) ◆

지난 토요일이 절기(節氣)로 동지인데 팥죽을 맛있게 드셨는지요? 올해 동지는 음력으로 11월 열 사흘이기 때문에 중 동지랍니다. 동지는 음력 11월을 기준으로 초순에 들면 초(初) 동지(=애기 동지), 중순에 들면 중(中) 동지, 그믐께 들면 노(老) 동지라고 합니다. 우리네 옛 어른들은 어린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초 동지 때, 연로(年老)한 어른이 계시는 집에서는 노 동지 때 팥죽을 먹지 않았는데, 이유는 어린 아기나 연로한 어른의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무속적 믿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길어 음(陰)이 극(極)에 이르지만, 이 날이 지나면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의미하는 절기라고 합니다. 때문에 전통 사회에서는 동지를 \"작은 설\"이라 하였고 팥죽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라는 책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라는 사람의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질(疫疾) 귀신이 되어 사람들을 많이 괴롭혔는데,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아주 두려워하였다고 합니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팥죽이 벽사축귀(僻邪逐鬼)의 효험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고 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 경험에도, 초상(初喪)이 나면 부고(訃告)를 인근 마을로 전하러 떠나기 전에 반드시 상가집에서 팥죽을 먹은 기억이 있답니다. 이는 부고를 전하러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이 팥죽을 먹음으로써 액귀(厄鬼)의 침범을 막아 아무 탈없이 부고를 잘 전하고자 한 의미로 생각됩니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쑤어 성주(成主, 집을 수호하는 神靈), 조왕(鋤王, 부엌 神), 용왕(龍王, 우물 神)께 올리고 팥죽을 솔잎으로 찍어 사방에 뿌리는 풍습이 있는데 이 역시 집안에 모든 잡귀들의 침범을 막으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집안 식구들이 병에 자주 걸리면 그 집의 우물에 팥을 넣었는데 그도 역질을 막으려는 한 방편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동지에는 사대부들 간에 새해의 책력(冊曆)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 다가오는 새해, 모든 교컴 선생님들의 가정에, 팥죽의 벽사축귀(僻邪逐鬼) 효험이 언제나 함께 하여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건강하세요.

All Contents of This Web Document by 구름의노래(HANCHEON)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2.0 Korea License. Based on a work at 교사커뮤니티(http://eduict.org - Sysop : 함영기 선생님). Permissions beyond the scope of this license may be available at anyw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