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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9) - 연 만들기, 연 날리기

구름의 노래 | 2018.02.05 06:09 | 조회 2376 | 공감 0 | 비공감 0

♣ 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9) - 연 만들기, 연 날리기 ♣

도시에는 고층 건물과 낮은 건물이 뒤엉켜 있고, 골목길의 방향이 방향이 일정하지 않아 바람이 불면 대체적으로 아주 강하게 불고, 회오리 바람도 많이 일어 납니다. 그러나 시골에는 집의 방향이 모두 남쪽, 아니면 남동쪽이기 때문에 겨울 북서 계절풍이 강하게 불어도 마을 전체의 집들과 그 뒷편의 산들이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에 바람의 세기가 잔잔합니다. 겨울이어도 양지 바른 곳에는 바람이 전혀 없어 따뜻합니다.

마을 입구 목장승(나무로 만든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 서있는 곳이나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 둑에는 바람이 항상 세게 붑니다. 하천은 남북으로 흐르기 때문에 제방의 남쪽 경사진 곳은, 공중에는 바람이 세게 불지만, 햇볕이 잘들고 바람도 없어 연 날리기에 좋고 짚단을 깔고 앉아 미끄럼 타기에도 정말 좋습니다. 일단 연을 하늘에 띄운 후, 제방 남쪽 방향에 앉아 자새로 연실을 풀고 감기를 되풀이 하며 재미있게 연을 날립니다.

어떤 때는 연싸움을 하기도 하는데, 두 사람의 연실이 X자 형태로 겹치게 하여 연실을 잡아 당겼다 놓았다하며 어느 한 사람의 연실이 끊어질 때 까지 합니다. 연 싸음에 진 연은 하늘 높이 높이 올라가면서 아득하게 멀리 동남쪽 산으로 날아갑니다. 너무 멀어서 연를 찾으러 가지도 못합니다. 운이 나쁘면 두 사람 연실이 모두 끊어져 연실도 많이 잃고 연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실은 일반 옷감 바느질하는 실은 약해서 잘 쓰지 않고 이불이나 요를 시치는 실이 굵고 강해서 그 실을 연실로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실이 귀하기 때문에 연 싸움은 잘 하지 않았습니다.

연은 방패연과 가오리연으로 구분이 됩니다. 가오리 연은 가로 세로 30cm X 40Cm 크기로 직사각형 창호지 연 머리 부분을 칼로 잘라 만들고, 가운대 댓살은 조금 넓게 납작하게, 좌우 댓살은 연의 윗부분으로 반원 형태로 구부려 창호지로 잘게 잘라 붙입니다. 그리고 가오리 연의 꼬리는 연 머리의 크기에 따라 길이를 눈짐작으로 만들어 붙이면 됩니다. 요즘처럼 딱풀이 없어서 밥에 물을 약간 뿌려서 숟가락으로 으깨어 풀로 썼습니다. 방패연은 가로 세로 30cm X 45cm의 창호지에 가운데를 적당한 지름의 원으로 잘라내고 댓살을 5개 붙입니다. 방패연의 대살은 상, 좌, 우, 대각선으로 2개해서 5개 입니다. 방패연 아랫 부분에는 댓살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연을 날려 보면 연이 바람에 뱅뱅 돌다가 땅에 곤두박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가오리연일 때는 연꼬리가 짧아서, 방패연일 때는 방패연 가운데 원으로 오려 낸 부분의 지름이 작아서 입니다. 이때의 응급 처치로는 가오리연과 방패연의 꼬리에 적당한 길이로 짚을 묶어주면 됩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가로 세로 몇 cm라는 걸 몰라도 시골 아이들은 눈대중으로 연을 잘 만들어 날렸습니다. 연실을 감을 자새는 산에 가서 적당한 굵기의 소나무 가지를 베어 와서 4각 기둥 형태로 잔못을 박아 연결하고 가운데는 굵은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굵은 철사를 넣어 사용했습니다. 낚시줄을 감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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