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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여름(07) – 호박범벅 >
♣ 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여름(07) – 호박범벅 ♣
시골에서 여름에 먹는 간식으로 호박범벅이 있습니다. 찹쌀가루에 으깬 호박을 넣어 끓인 호박죽보다 호박범벅이 훨씬 더 맛있었습니다. 호박범벅은 찹쌀가루에 찐 호박을 곱게 으깨어 넣고 팥, 콩, 땅콩, 밤, 고구마를 함께 곁들여 쇠솥에 은은한 불로 오랫동안 푹 끓였습니다.
호박범벅은 한 해 전에 거두어 놓은 제일 퉁실한 늙은 호박으로 만들었습니다. 호박을 반으로 잘라 호박씨와 호박 속을 숟가락으로 모두 파내고 겉껍질을 칼로 깨끗이 깍아 길쭉하게 썰어 푹 쪄낸 후 곱게 으깨었습니다. 팥과 콩은 물에 깨끗이 씻고 땅콩은 손으로 껍질을 모두 벗겼습니다. 밤도 칼로 껍질을 벗기고 먹기 좋게 네 조각으로 잘랐습니다. 고구마는 삶았을 때 맛이 달고 타박타박한 것으로 골라 껍질을 긁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준비했습니다.
호박범벅은 죽보다 되직하고 식어도 맛이 있어서 여름에 자주 먹었습니다. 논밭에서 일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밥통에 담아간 호박범벅을 먹으며 배를 채우고 땀을 식혔습니다. 팥, 콩, 밤, 땅콩이 들어 있어서 씹는 식감도 있고 고구마는 범벅의 단맛을 더해 주었습니다. 묵은 김치를 찢어서 범벅과 함께 먹으면 단맛에 물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 빗물 - 채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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