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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적 인재, 모순적이며 기능적임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추구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바른 인성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이미 공포된 인성교육진흥법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이 법을 보면 인성을 성취기준, 프로그램, 평가, 연수와 연결하고 있다. 교사들에게는 연 15시간의 인성교육 직무연수를 부과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지정한다고 하니 속내가 너무 뻔히 보인다.
개정교육과정과 인성교육진흥법이 공모 수준의 상호협조 체제를 유지하는 형국이다. 연일 국가교육과정 총론을 열심히 설명하는 학자들은 그것이 왜 불신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인재(人材)의 사전적 의미는 ①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 ②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미래 인간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드러나고 있는 부분인데, 과거 <교육인적자원부>라는 명칭이 떠오른다. 교육을 통하여 뛰어난 학식과 능력, 재능을 키운다는 것을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 자체가 전인적 성장을 뛰어넘은 교육의 근본 목표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다.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전인적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을 기른다고 하면 시대정신과 어울리는 인간상이 될 것을, 굳이 인간보다 인재를 키워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하기 힘들다.
이렇게 자구 분석을 한 후 따져보니 이들이 말하는 창의융합적 인재는 <경쟁력을 갖춘 다기능적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의융합이라고 하지만 개인의 상상력을 존중하기보다 단순히 실력을 쌓으라는 이야기로 읽힌다. 본시 창의적이고 융합적 인간은 기존의 질서에 의심과 회의를 품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서는 해체와 재구성의 기운이 넘쳐 흐르고 늘 상상력이 충만하다. 그것을 받아 줄 여유와 아량이 담겨야 하는데 한편에서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한편에선 인성을 강조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실 이들이 말하는 바른 인성은 모나지 않고 원만하여 타인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극심한 부조화다. 물론 이것이 변증법적으로 통일되는 경우도 있긴 하나 전반적 배경과 맥락을 보아 그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결국 한 문장 안에 서로 들어맞지 않는 개념을 붙여 욕심을 부린 꼴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이 가진 비교육성 때문에 국가교육과정에서 말하는 바른 인성도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인간 아닌 인재를 기르겠다는 점에서 다분히 실력지상주의에 빠져있고, 창의융합적 인재는 다기능적 경쟁력 인간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고 또한 바른인성과 창의융합은 서로 모순되는 개념이니 전반적으로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인재상)은 그 방향이나 철학에 있어 충분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끝으로 2015 개정교육과정은 창의융합적 인재상을 구현하기 위한 역량으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융합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적 역량 함양 등 여섯 가지 역량 기준을 제시하였다. 급별, 교과별 교과교육과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역량기준과는 무관한 듯 보인다. 이미 (그나마 함량미달인) 총론과 각론의 연계성이 떨어질 조짐이 보인다.
왜 그럴까? 교육과정 개정의 의도가 순수하게 교육과정적 필요에 기초하지 못하다보니 시급하게 처리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졸속 개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니 국가교육과정협의기구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는것이고 국가교육과정의 대강화와 같은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가장 현명한 대처는 잠시 국가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멈추고 이를 사회적 논의에 부치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도 국가교육과정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책임과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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