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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배우기 위해 따라야 할 방법은 없다.
배우기 위해 따라야 할 방법은 없다.
들뢰즈(1968)가 한 말이다. 나 역시 강의할 때 현재 교사들이 적용하고 있는 수십 가지의 수업방법을 소개한 다음, '방법에 대한 과도한 신념화'를 경계하라고 말한다. 서울교육청(2014)에서 '질문이 있는 교실'을 교육지표로 채택했을 때 희망과 우려가 동시에 교차했다.
질문이 있는 교실/우정이 있는 학교/삶을 가꾸는 교육이라는 서울교육지표는 교실, 학교, 삶 차원에서 추구해야 할 바를 간결하고 쉽게 잘 제시했다. 문제는 이것이 담고 있는 철학과 방향을 현재 교육이 안고 있는 맥락 속에서 공유하는 것이다. 그래서 20쪽 짜리 토론용 자료를 만들어 각종 연수에서 썼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좋은 질문, 질문 기법, 질문과 교수학습의 연결 등등은 전문가의 몫이 아니라 교사의 몫이다.
애초 서울교육지표는 이렇게 교사의 몫을 상정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희망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질문이 있는 교실' 관련 서적들이 많이 나왔다. 어떤 것은 짝끼리 하는 논쟁학습법을 질문이 있는 교실의 주요 방법으로 제시하고, 또 다른 어떤 것은 기존의 협력적 교수학습방법과 질문을 엮었으며, 기존의 토의/토론법에 가까운 교수학습 방법을 질문이 있는 교실과 연계한 것도 있었다.
배우기 위해 따라야 할 방법이 없다고 해서 모든 교수학습방법의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그 방법이라는 것은 유동적이고 역동적이며 때로 비예측적이고, 학습자와 교사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과적 사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 교사가 각기 다른 학급, 학습자를 만날 때는 응당 거기에 맞는 방법이 새롭게 창출돼야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과학적 교수기법에 따라 사전에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우연적 요소와 개연성을 동시에 포함하는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굳이 방법을 이야기하자면 100개의 교실에는 100개의 방법이 있다. 100개의 교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표준화된 모델이란 애초부터 없다. 물론, 이것을 하겠다고 진지하게 정력을 소모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대한 근본 성찰, 지금 구성되고 있는 학습내용에 대한 의심과 회의, 그리고 문제제기를 허용하는 교사의 마음이 없다면 질문이 있는 교실은 문화로 자리잡기는 커녕 하나의 기법으로 전락할 것이다. 지금 내가 강의하고 있는 '질문이 있는 교실과 민주적 수업문화' 같은 것에는 내가 개발했거나 고민한 수업방법을 제안하지 않는다. 그저 교육적 맥락에서 질문의 원형을 찾아보고, 그것이 과학적 기법이 아니라 민주적 문화 속에서 비롯된다는 자극을 줄 뿐이다.
그런데도 방법과 절차를 잘 정리한 매뉴얼 같은 것이 없을까요? 라고 묻는 교사들로 인해 절망한다. 한편 그런 교사들이 양산된 것은 이른바 수업전문가라 자처하는 분들이 만들어 놓은 토양이기도 하다. 또한 교사들이야 말로 내일 수업에 쓸 것을 오늘 만들어 딱 맞게 제공해줘야 움직인다는 기능적 사고의 만연도 한몫을 거들었다.
새로운 지식이 나에게 들어왔다고 함은 사회적 맥락과 관계 속에서 너(타자)와 나의 대화와 소통(언어)을 통해 내면화되고, 이것을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지식과 섞어 더 높은 질의 지식으로 진화되어 나감을 뜻한다. 들뢰즈가 배우기 위해 따라야 할 방법은 없다는 말은 배움에 대한 근본 사유를 요구하는 바로 그것일 뿐, 그 방법이 없으니 당신이 한 번 찾아보라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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