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로고초기화면으로 header_kyocom
교컴메뉴
교컴소개 이용안내 소셜교컴 나눔마당 배움마당 자료마당 교과마당 초등마당 특수마당 글로벌교컴 온라인프로젝트학습 교컴 UCC
회원 로그인
정보기억 정보기억에 체크할 경우 다음접속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PC가 아닐 경우 타인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PC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체크하지 마세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교컴 키우기 자발적 후원


:::: 교컴가족 로그인(0)

  • 주간 검색어
  • 현재 검색어
  1. 아동과 교육
  2. 진로
  3. 듀이 아동과 교육
  4. 시험감독
  5. 자유 역리
  6. 생활기록부 예시문 32
  7. 존듀이
  8. 자리배치 1
  9. 세특 2
  10. 이론 활동
기간 : ~
  1. 피터스와 듀이
기간 : 현재기준

교컴 포토갤러리

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부끄러운 방학날

교컴지기 | 2014.07.21 18:40 | 조회 6518 | 공감 0 | 비공감 0
오늘 방학식을 했다. 체력과 멘탈이 동시에 버거웠던 한 학기였다. 언제나 처럼 몇 아이가 다가와 "선생님, 고생하셨어요"라고 말한 후 교실에서 나갔다. 이제 방학을 했으니 적어도 이십 몇일 동안 난 내 세계로, 아이들은 아이들의 세계에서 각자 삶을 살거다. 이 번 학기엔 화초 기르기와 책 읽기에 집중했는데... 화초는 학기말쯤 되니 다육식물을 빼고는 거의 시들었다. 바람을 덜 쐬어 준 탓이다.

학기 초에 내가 열 권 남짓 기증한 책과 아이들이 한 권씩 가져온 것으로 시작한 학급문고는 그런대로 잘 됐다. 학급 책을 다 읽고, 학교 도서실 드나드는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 두 번이나 다독반에 선정됐다. 부상으로 받은 간식은 맛있었고, 오늘 받은 문화상품권을 어떻게 사용할지 잠시 행복한 고민도 나누었다. 공부 잘해서 받는 상보다 이게 아주 값진 거라고 아이들에게 말해 주었다.

아이들이 모두 빠져 나간 교실에서 아직도 아이들 특유의 소음이 남아 있는 듯 하다. 책상 여기저기에 아직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남아 있다. '이곳에 귀하지 않은 삶은 없다'는 배움터새김말(급훈)을 정하고 '상대가 말을 할 땐 그의 눈을 보라'는 단 하나의 학급다짐으로 보낸 한 학기였다. 물론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나에게도 아이들의 더딘 변화, 혹은 밖으로 발견되지 않는 의식의 내면화 같은 것을 읽어내는 잔재주가 생겼음을 믿는다. 이것은 교직 30년 만에 내 안에서 숙성된 스스로의 성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 아이들에게 성장이란 말을 하려면 적어도 10년, 20년 앞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물며 학창 시절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에게서 '전인적 발달'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른들의 조급증이거나 성과주의에 빠져 '거짓'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더딘 '교육의 효과'에 대한 믿음은 나의 믿음이고, 서울에서도 가장 교육열이 강하다는 이곳에서는 의지와 실천을 통일하기가 참으로 힘겨웠다. 지난 학교에서 방학식날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한명 한명과 눈을 맞추고 인사했던 추억이 떠올라 잠시 아쉽고 슬픈 기분을 느꼈다. (창 밖 매운 바람에도 내 가슴은 벅차다(http://eduict.org/_new3/?c=1%2F23&uid=9890). 

텅빈 교실에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다가 아이들이 쓴 자기소개글과 화초들, 낡은 학급문고를 살펴본다. 문득 가르치는 일 30년만에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 거야?"를 회의하고 의심한다. 왜 이런 느낌이었을까? 회의와 의심은 내 주특기이지만 그것을 다시 조립하고 재구성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데는 턱없이 부족했다. 다시 고백하자면 이곳에서 난 적극적으로 주도했다기보다 버티는데 급급했다. 한 학기의 마감이 몹시 부끄럽다.
 (4 photos)
Younggi Ham's photo.
Younggi Ham's photo.
Younggi Ham's photo.
Younggi Ham's photo.
좋아요! 싫어요!
twitter facebook me2day
613개(11/21페이지) rss
교컴지기 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교컴지기 새책]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 사진 첨부파일 교컴지기 42136 2023.02.19 07:04
공지 [교컴지기 신간] 교사, 책을 들다 사진 [1] 교컴지기 62297 2021.06.26 14:17
공지 [신간]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사진 첨부파일 [1] 교컴지기 89495 2019.10.23 16:05
공지 교컴지기 일곱 번째 단행본 '교육사유' 출간 사진 첨부파일 [18+16] 교컴지기 164069 2014.01.14 22:23
공지 교육희망 칼럼 모음 사진 교컴지기 146097 2013.05.09 23:21
공지 오마이뉴스 기사로 보는 교컴지기 칼럼 모음 사진 교컴지기 150329 2012.11.15 14:23
307 [교육과정] 다시 생각하는 교육과정 재구성 [3] 교컴지기 12619 2014.10.28 06:31
306 [사회문화] 네트워크와 욕망 교컴지기 6623 2014.10.19 08:02
305 [교육정책] 세종교육의 혁신을 위한 즐거운 상상 첨부파일 교컴지기 7289 2014.10.17 21:21
304 [교육사회] 마이클 애플 초청 심포지엄 무기 연기 사진 첨부파일 교컴지기 7885 2014.10.02 23:26
303 [교육정책] 혁신학교를 시작하려는 세종시 선생님들께 교컴지기 11434 2014.09.21 15:10
302 [교육철학] 경기도 초등 전문직의 변화를 바라보며 교컴지기 6837 2014.09.21 13:40
301 [교육과정] 교육과정 개정에 앞서,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실천하라 첨부파일 교컴지기 7118 2014.09.14 14:51
300 [사회문화] 진보에게 필요한 것, 좋은 사람을 구하는 눈 사진 교컴지기 7571 2014.09.01 21:41
299 [사회문화] 사회적 기호가 된 세월호 교컴지기 5774 2014.09.01 21:39
298 [교육사회] 교실을 지배하는 법(法) - 민들레 94호 [2+2] 교컴지기 11661 2014.08.21 09:08
297 [교육사회] 초중등 교사 문화, 고립화와 상호불간섭주의의 극복 교컴지기 8621 2014.08.17 16:47
296 [교육정책] 복지 공공성의 왜곡과 일탈, '돌봄교실' [2+1] 교컴지기 7795 2014.08.12 14:56
295 [교육정책] 교육혁신에 대하여 비교하며 읽는 글 사진 [2] 교컴지기 7137 2014.08.12 08:57
294 [교사론] 아이에게 더 넓고 깊은 시야를 제공하기 사진 교컴지기 7229 2014.08.06 15:19
293 [사회문화] 관료주의가 생명을 다하게 된다면, 그 이유는? 교컴지기 5515 2014.08.01 07:26
292 [정치경제] 상식으로 밝히는 재보선 결과 교컴지기 5967 2014.07.31 16:29
291 [교육정책]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말하기엔 혁신학교는 아직 실험 중... 사진 교컴지기 7681 2014.07.28 15:36
290 [교수학습] '배움의 공동체' 넘어서기(2) [1] 교컴지기 8829 2014.07.28 15:18
289 [교수학습] '배움의 공동체' 넘어서기(1) 교컴지기 8860 2014.07.28 15:16
288 [교육정책] 전망은 지극히 간결하고 단순한 곳에 사진 교컴지기 6987 2014.07.24 15:34
>> [교사론] 부끄러운 방학날 사진 교컴지기 6519 2014.07.21 18:40
286 [교육정책] 평범한 현장교사가 진보교육감의 효과를 체감하게 하라 교컴지기 7769 2014.07.12 14:30
285 [사회문화] 계급, 인종, 성을 함몰시키는 용어 민족 [1] 교컴지기 7354 2014.07.06 15:56
284 [교사론] 이데올로기의 노예로 살지 않기 교컴지기 6490 2014.06.24 13:20
283 [교육정책] 새교육감 정책 제안 - 수업에 전념하는 교사 [2] 교컴지기 7989 2014.06.20 14:32
282 [교육정책] 전면적 혁신으로 교육을 바꾸자 사진 [3+3] 교컴지기 7864 2014.06.07 17:56
281 [교육정책] 교육감 선거 이후, 동원과 참여 사이 [5+4] 교컴지기 8106 2014.06.06 23:37
280 [교육정책] [긴급 분석] 진보교육의 대약진, 전망과 과제 사진 첨부파일 [1+1] 교컴지기 9605 2014.06.05 10:47
279 [교육정책] 좋은 교육감 찾기, 어려운 일 아니다 교컴지기 6852 2014.05.25 18:02
278 [교육사회] 오래된 문화를 해체하고 재구성하기 교컴지기 6135 2014.05.06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