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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가보지 않은 미래, 전교조의 선택
내가 근무하는 학교 전교조 분회 선생님들 17명 중 16명이 규약개정을 요구하는 정부의 방침을 거부할 것인지 수용할 것인지를 두고 조합원 총투표에 참여했다. 나도 두 가지 중 한 안을 택하여 투표했다. 끝까지 내 의견을 밝힐 수 없었다. 내가 어떤 안을 지지하는지와 무관하게 그 안에 대하여 신념을 가지고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공식적으로 나와 있는 두 안의 주장에 대해 균등하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어제 저녁부터 개표 소식이 들려오더니 드디어 총투표 결과가 나왔다. 조합원 교사의 3분의 2가 정부의 규약개정 요구를 거부했다. 23일 예정대로 법외노조 상태가 되었음을 통보할지 어떨지는 지금 알 수 없다. 수용을 택하였다 해도 남은 일이 만만치 않았겠지만, 법외노조를 불사하고 규약을 개정할 수 없다고 버티기에 들어간 지금, 앞으로 닥칠 일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1988-1989년 전교협 시절을 돌이켜보면 아마 그것이 비합법 상태였을 것이다. 그리고 전교조가 건설되어 대량 해직이 발생한 후 1994년 초까지는 불법상태다. 전교조 조합원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해직될 수 있었던 시기다. 1994년 복직 이후 1999년 합법화까지가 아마도 법외노조 비슷한 지위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노동조합 활동을 기정사실로 인정했으나(노사정위 가동 등), 법으로 인정되지 못한 상태 그것이 법외노조이다.
다만, 1999년 이후 특별법으로 누구든 교원노조를 설립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으므로 그때의 지위와 앞으로 전교조에게 닥칠 지위는 조금 다를 수 있겠다. 또 15년을 합법노조상태로 활동하다가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정권의 일방적 통보로 법외노조 지위 상태로 가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신규 입직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아 조합원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국민들의 시선도 갈라져 있다. 언론 환경도 좋지 않다. 무엇보다 어느 때보다 꽉 막힌 불통 정권이다. 앞으로 어떤 형태가 될지, 몇 년이 걸릴지 2차 합법화 투쟁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아니, 정말 저들이 법외노조 통보를 하긴 하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불과 며칠 후의 일인데도 말이다.
일단, 3분의 2가 규약개정 거부에 투표함으로써 내외적으로 결의를 천명하는 것까지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수용을 주장했던 조합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있다. 이미 수용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분들도 총력투쟁 과정에 함께 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은 이후 후유증이 생각보다 최소한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한다. 어느 한쪽이 완전하게 우세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여러 우려되는 점들은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본다.
전에도 한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이제부터는 기획되는 싸움이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저들의 요구로 인해 불가피한 싸움의 지형이 형성됐고, 그 지형들은 끊임없이 몇 가지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전술 대 전술의 싸움이 됐다. 나는 전교조의 기획이 얼마나 저들의 판에 말려들지 않으면서도, 조합원 전체의 민주적 의사에 기반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소모적 투쟁에 동원되는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그렇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독립문으로 가려고 준비 중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분회원들 여기 참여하는 것을 조직적으로 결의하지 못했다. 아마 몇 명 개별적으로 참여하여 현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장대한 교육운동의 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본다. 운동이란 내 처지, 내 실존의 바탕 위에서 내가 선택하는 삶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선명하게 결과가 나왔지만 선명함 못지 않게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독립문 교사대회가 많은 이들에게 전망을 주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 저녁부터 개표 소식이 들려오더니 드디어 총투표 결과가 나왔다. 조합원 교사의 3분의 2가 정부의 규약개정 요구를 거부했다. 23일 예정대로 법외노조 상태가 되었음을 통보할지 어떨지는 지금 알 수 없다. 수용을 택하였다 해도 남은 일이 만만치 않았겠지만, 법외노조를 불사하고 규약을 개정할 수 없다고 버티기에 들어간 지금, 앞으로 닥칠 일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1988-1989년 전교협 시절을 돌이켜보면 아마 그것이 비합법 상태였을 것이다. 그리고 전교조가 건설되어 대량 해직이 발생한 후 1994년 초까지는 불법상태다. 전교조 조합원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해직될 수 있었던 시기다. 1994년 복직 이후 1999년 합법화까지가 아마도 법외노조 비슷한 지위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노동조합 활동을 기정사실로 인정했으나(노사정위 가동 등), 법으로 인정되지 못한 상태 그것이 법외노조이다.
다만, 1999년 이후 특별법으로 누구든 교원노조를 설립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으므로 그때의 지위와 앞으로 전교조에게 닥칠 지위는 조금 다를 수 있겠다. 또 15년을 합법노조상태로 활동하다가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정권의 일방적 통보로 법외노조 지위 상태로 가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신규 입직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아 조합원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국민들의 시선도 갈라져 있다. 언론 환경도 좋지 않다. 무엇보다 어느 때보다 꽉 막힌 불통 정권이다. 앞으로 어떤 형태가 될지, 몇 년이 걸릴지 2차 합법화 투쟁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아니, 정말 저들이 법외노조 통보를 하긴 하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불과 며칠 후의 일인데도 말이다.
일단, 3분의 2가 규약개정 거부에 투표함으로써 내외적으로 결의를 천명하는 것까지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수용을 주장했던 조합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있다. 이미 수용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분들도 총력투쟁 과정에 함께 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은 이후 후유증이 생각보다 최소한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한다. 어느 한쪽이 완전하게 우세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여러 우려되는 점들은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본다.
전에도 한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이제부터는 기획되는 싸움이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저들의 요구로 인해 불가피한 싸움의 지형이 형성됐고, 그 지형들은 끊임없이 몇 가지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전술 대 전술의 싸움이 됐다. 나는 전교조의 기획이 얼마나 저들의 판에 말려들지 않으면서도, 조합원 전체의 민주적 의사에 기반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소모적 투쟁에 동원되는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그렇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독립문으로 가려고 준비 중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분회원들 여기 참여하는 것을 조직적으로 결의하지 못했다. 아마 몇 명 개별적으로 참여하여 현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장대한 교육운동의 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본다. 운동이란 내 처지, 내 실존의 바탕 위에서 내가 선택하는 삶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선명하게 결과가 나왔지만 선명함 못지 않게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독립문 교사대회가 많은 이들에게 전망을 주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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