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PISA에 집중하면 교육이 왜곡된다
2012년 PISA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디어는 한국 학생들이 수학에서 1위를 하였으나 흥미도는 꼴찌이고 양극화가 심화되었다고 전한다. 거의 모든 언론의 논조가 비슷하다. 욕심이야 성적도 1위, 흥미도도 1위, 그리고 양극화가 없는 결과를 기대하겠지만 이것이 바람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주목하는 것은 평가로 아이들의 발달을 드러내겠다는 무모함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한다. PISA에서 한국 학생들의 지속적인 최상위권, 그 비결에 대하여 말이다. 이 평가에서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은 흥미도, 학습효율도가 최하위이고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한국 학생들이 매번 최상위권으로 나타나는 것을 분석할 때 PISA를 상수로 놓고 한국 학생들, 한국 교육의 특징적 면에서 요인을 찾으려 하면 절대 의미있는 결과에 다가서기 힘들다.
PISA뿐만 아니라 모든 평가의 특성상, 평가가 가진 근본적 한계로 인해 학습자가 가진 능력 중 '학습량과 기억력'에 비례한다. 평가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은 그 당시 그 지식에 대하여 학습자가 기억하고 있고, 그것을 평가에서 요구하는 방식에 맞게 제출할 수 있는가이다. 그렇다고 하면 단연 한국 아이들(사실은 학습량과 기억을 위주로 하는 동아시아가 강할 수 밖에 없음)이 최상위권으로 나타난다. 2012 결과에서 한국, 일본, 중국(중국은 도시로 참여함)의 성적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에 주목하라.
세 나라 공부 방식의 특징은 '많은 지식을 많은 시간을 투여하여 암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정교한 평가라도 학생들의 통합적 역량을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민끝에 나온 것이 2015년부터 바뀐다는 PISA의 평가 방식이다. 학생들의 협업능력을 포함하여 시험을 본다는 것이다. 그러면 협업에 약한 동아시아 학생들은 최상위권에서 밀려날까? 단언컨대 그런 일은 없다.
앞서 지적했듯이 평가가 가진 한계 때문이다. 동아시아 학생들의 주목할만한 능력 중의 하나는 시험적응력이다. 한국에서 SAT 문제가 유출된다든지 하는 것은 단적인 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술과 전략 앞에는 어떤 방식의 시험도 학습자의 참된(authentic) 능력을 드러낼 수 없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는 매년 교육경쟁력을 발표한다. 여기에서 한국 대학의 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예상했겠지만 하위권으로 나온다. 예컨대 이 발표에서는 "대학생들이 배운 지식이 사회에서 유용한가?"와 같이 지표가 변화된다.
평가가 가진 한계가 아니라면 만 15세 단계에서 세계 최상위권인 한국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면 하위권으로 변한다는 것을 설명할 길이 없다. 매 3년마다 PISA 결과가 발표되면 한 편에서는 한국 교육방식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한편에서는 흥미도와 학습효율성이 꼴찌라는 것에 주목하여 비판한다. 도대체 PISA가 뭐길래?
평가는 그 속성상, 드러낼 수 있는 부분만을 보는 것이다. 그래야 공정함이 확보된다. 지식이 얼마나 내면화되어있고, 그것이 사회와 얼마나 부합하며, 그 결과로 인간이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가하는 지식습득의 목적, 이 추상적인 목적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평가하기는 근원적으로 힘들다. 그리하여 한국이든, 핀란드이든, 동아시아의 광적 교육열이든 간에 PISA를 중심으로 관심을 집중하면, 교육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아래 필자가 쓴 기사 참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한다. PISA에서 한국 학생들의 지속적인 최상위권, 그 비결에 대하여 말이다. 이 평가에서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은 흥미도, 학습효율도가 최하위이고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한국 학생들이 매번 최상위권으로 나타나는 것을 분석할 때 PISA를 상수로 놓고 한국 학생들, 한국 교육의 특징적 면에서 요인을 찾으려 하면 절대 의미있는 결과에 다가서기 힘들다.
PISA뿐만 아니라 모든 평가의 특성상, 평가가 가진 근본적 한계로 인해 학습자가 가진 능력 중 '학습량과 기억력'에 비례한다. 평가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은 그 당시 그 지식에 대하여 학습자가 기억하고 있고, 그것을 평가에서 요구하는 방식에 맞게 제출할 수 있는가이다. 그렇다고 하면 단연 한국 아이들(사실은 학습량과 기억을 위주로 하는 동아시아가 강할 수 밖에 없음)이 최상위권으로 나타난다. 2012 결과에서 한국, 일본, 중국(중국은 도시로 참여함)의 성적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에 주목하라.
세 나라 공부 방식의 특징은 '많은 지식을 많은 시간을 투여하여 암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정교한 평가라도 학생들의 통합적 역량을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민끝에 나온 것이 2015년부터 바뀐다는 PISA의 평가 방식이다. 학생들의 협업능력을 포함하여 시험을 본다는 것이다. 그러면 협업에 약한 동아시아 학생들은 최상위권에서 밀려날까? 단언컨대 그런 일은 없다.
앞서 지적했듯이 평가가 가진 한계 때문이다. 동아시아 학생들의 주목할만한 능력 중의 하나는 시험적응력이다. 한국에서 SAT 문제가 유출된다든지 하는 것은 단적인 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술과 전략 앞에는 어떤 방식의 시험도 학습자의 참된(authentic) 능력을 드러낼 수 없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는 매년 교육경쟁력을 발표한다. 여기에서 한국 대학의 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예상했겠지만 하위권으로 나온다. 예컨대 이 발표에서는 "대학생들이 배운 지식이 사회에서 유용한가?"와 같이 지표가 변화된다.
평가가 가진 한계가 아니라면 만 15세 단계에서 세계 최상위권인 한국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면 하위권으로 변한다는 것을 설명할 길이 없다. 매 3년마다 PISA 결과가 발표되면 한 편에서는 한국 교육방식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한편에서는 흥미도와 학습효율성이 꼴찌라는 것에 주목하여 비판한다. 도대체 PISA가 뭐길래?
평가는 그 속성상, 드러낼 수 있는 부분만을 보는 것이다. 그래야 공정함이 확보된다. 지식이 얼마나 내면화되어있고, 그것이 사회와 얼마나 부합하며, 그 결과로 인간이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가하는 지식습득의 목적, 이 추상적인 목적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평가하기는 근원적으로 힘들다. 그리하여 한국이든, 핀란드이든, 동아시아의 광적 교육열이든 간에 PISA를 중심으로 관심을 집중하면, 교육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아래 필자가 쓴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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