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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페이스북, 그 작동방식에 대한 쓸데 없는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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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북 알고리즘의 변화에 대해 탐색 중이다. 그러던 차에 3년 전에 쓴 <공동체인 듯 아닌 듯, 리더인 듯 아닌 듯>이 지난 12일부터 다시 읽히는 것을 확인했다. 아마도 페북에 있는 '과거의 오늘'이 뭔가 특이한 방식으로 재노출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관련하여 몇 가지를 더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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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의 소통 극대화를 촉진하는 쪽으로 작동할까? 그게 맞다면 그 이유는, 페북이 명백하게 페북에 유입하는 유저의 확대와 적절한 광고노출로 수익을 올리는 방향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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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품질일 때 어떤 글은 읽히고, 어떤 글은 덜 읽힌다. 내 경험으로는 초기 열독률이 높으면 더 읽힌다. 다시 말하면 올리자마자 관심을 끌지 못하면 타임라인 속으로 사라진다. 많이 읽히는 글의 특징을 보면 두 가지인데, 1) 관심을 확 끈다, 2) 사진이 함께 붙어 있다. 이 사진을 붙이는 방식은 과거 '짤방(짤림방지이미지)'의 연장일 수도 있지만, 페북은 실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미지는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주요한 창구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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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의 사생활 엿보기 측면은 상당히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데, 저자가 독자 취향에 맞추는 쪽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흔히 글쓰기 수업에서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을 써라>라는 조언을 하는데 이것이 페북에 '부정적으로 적용'될 경우, 그리고 저자가 조절에 실패하면 내가 몇일 전에 말한 대로 '관종-자뻑-흑화'의 길을 걷는다. 다시 말해 사생활 측면으로 열독률을 높이고자 할 땐 과잉 노출로 빠지고 조절 불가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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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의도하고 일정 수가 '작당'을 하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그러나 조심해야할 것이 이 때는 작당한 사람들끼리 고립될 가능성도 동시에 커진다. 작당의 주체들에게는 본인들끼리의 소통이 페북에서 노출이 높아지는 것으로 차각할 수도 있다. 페북이 영리해서 친구라 할지라도 좋아요와 댓글을 멈추면 타임라인에서 사라지게 만든다. 작당을 잘못하면 의도와 달리 '끼리끼리 친목회'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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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스타는 친구 수와 비례하나? 꼭 그렇지는 않다. 최근 둘러본 몇 분의 스타급 유저를 보면, '고정 독자의 열정적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스타급 유저들은 본인이 찍힌 사진과 글의 맥락에 관계하는 사진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지면글과 온라인글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지면에 쓰듯이 온라인에 쓰면 가독성, 열독률 다 떨어진다. 페북에선 '이미지화'된 글이 잘 소비된다. 즉 읽는 글이 아니라 보는 글을 쓰면 된다. 읽는 글인 데도 독자 수가 유지된다면 정말 글이 좋은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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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추정 중의 하나는 글의 품질이 매우 좋은데 덜 읽히는 경우(즉 저평가 된 경우)엔 두 가지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하나는 글의 길이, 무게, 자극을 조정(?)하여 초기 관심도를 높이면 타임라인 상에 오래 남는다. 또 하나는 친구 그룹이 열독률을 높여 노출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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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맥락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페북의 수익 창출이다. <초기에 많이 읽히는 글을 더 노출해주고 광고를 붙이는> 전략인데, 대체로 페북은 이런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좋아요와 댓글을 많이 획득한 경우 노출빈도를 높인다. 온라인에서 건강한 담론보단 유희와 자극에 더 주목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어쩌면 이미 '의도한대로', '설계한대로' 도리없이 편승하는 것인데 이는 주커버그가 초기 페이스북 설계 당시 문제의식과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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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은 친구 수를 5천명으로 제한하여 수퍼스타를 만들어 내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네트워크 활성화를 최대치로 하도록 유도한다. 왜냐하면 수퍼스타는 주커버그 하나로 족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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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적 결론: 그냥 시간 남을 때 유쾌하게 사용하면 페북은 활력소다. 여기서 뭔가 해보겠다고 과몰입하면 게임에서 과몰입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을 경험할 것이다. 오래 전 쓴 글 <들어가기, 나오기, 거리두기>는 여기서도 여전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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