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로고초기화면으로 header_kyocom
교컴메뉴
교컴소개 이용안내 소셜교컴 나눔마당 배움마당 자료마당 교과마당 초등마당 특수마당 글로벌교컴 온라인프로젝트학습 교컴 UCC
회원 로그인
정보기억 정보기억에 체크할 경우 다음접속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PC가 아닐 경우 타인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PC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체크하지 마세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교컴 키우기 자발적 후원


:::: 교컴가족 로그인(0)

  • 주간 검색어
  • 현재 검색어
기간 : 현재기준

교컴 포토갤러리

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치유적 글쓰기

교컴지기 | 2013.06.27 10:57 | 조회 7236 | 공감 2 | 비공감 0
치유적 글쓰기

오로지 이타적인 마음으로만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나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먼저 고백해야 겠다. 더하여,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고 믿는다. 말하자면, 그것이 바로 글을 쓰는 목적이다. 자기 자신의 위해 쓰는 글, 이것이 치유적 글쓰기의 본질이다. 

절대 빈곤은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현대인들은 풍요 속의 결핍 때문에 고통받는다. 결핍의 양상은 무기력 혹은 고독과 소외감으로 나타난다. 특히 현대인들이 느끼는 소외는 때로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스스로 생을 정리하는 안타까운 사건들의 근원들을 추적하면 거의 예외없이 소외의 문제가 있다. 사람은 많으나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실존적 소외의 본질이다.

결국, 글을 쓴다는 행위는 소외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절박한 외침인 '내 얘기를 들어주세요'의 한 방편인 것이다. 여기 페이스북을 보라. 조금만 신경쓰면 관찰되는 내면의 외로움을 호소하는 글이 도처에 널려있다. 내 직관은 그런 글들이 훨씬 더 눈에 들어오게 만든다. 

어떤 사람은 '배설하듯이'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사실은 이것도 외로움 해소의, 혹은 자신의 오욕칠정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어떤 사람은 상대를 하나 정하여 쉴 새 없이 두드려 팬다(이런 측면에서 누군가 공공의 적이 돼 있는 상황은 현대인들의 분노를 수렴하는 역할을 한다). SNS의 기능 중 훌륭한 것이 이렇게 표현하고 발산하게 함으로써 우울이나 소외를 극단적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외부 세계와 의사소통할 때 보통 세 가지 방법에 의존한다. 말, 글, 실천이다. 이 중 말은 들어줄 상대가 있어야 하고 실천은 그것을 담보해줄 상황이 조건이 된다. 그런데 글은 상대가 없이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다양한 방법으로 쓸 수 있다. 공개, 비공개를 막론하고 솜씨와 조악함을 넘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수단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글은 내가 추천하는 가장 좋은 '치유제'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솔직담백한 개인의 일상적 서사'를 좋아하고 또 즐겨 읽는 편이다. 이렇게 타인의 글을 읽고 그의 내면을 상상하며 때로 쌍방간 소통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어떤 사람이 글을 쓸 때는, 그 글이 미칠 파장과 반응에 신경을 쓴다. 그 글은 어렵게 자신을 드러내고, 주장하고, 타인을 설득하고, 공감하고 싶은 욕구의 반영이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이 글쓰기 세상의 매너다. 이것은 실존적 소외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에 '품앗이'의 성격을 가질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나에게 울림을 주는 글, 혹은 내 사유를 재촉하는 글, 별 것 아닌 일상사에서 묻어나오는 따뜻함과 진지함, 치열한 삶의 흔적들을 보면 우리는 '좋아요'나 간단한 '댓글'을 달아 '당신의 얘기를 잘 들었어요. 공감해요.'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이 품앗이가 잘 되어 치유의 효과가 커진다면 아마 심리치료사들, 정신과 의사들 일거리가 많이 줄어들지 모르겠다. 그분들의 생계 걱정은 되지만 그 분들이 줄어들수록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에 토를 다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공짜로 쓸 수 있는 좋은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경험을 만난다. 대부분 현대인들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는 '실존적 소외감'을 느낀다. 서로 부대끼고 공감하고 위로하며 극복해 간다. 에너지를 얻고 삶의 의미와 용기를 얻는다. 안목과 통찰력을 키워 세상을 보는 눈을 가다듬는다. 이것이 글쓰기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꽤 긴 글이었다. 아마 여기까지 읽은 교컴가족들께서는 댓글 한 줄 달아야 겠다는 욕구를 주체할 수 없을 것이다. 말리지 않겠다.

교컴지기
좋아요! 싫어요!
twitter facebook me2day
613개(3/21페이지) rss
교컴지기 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오마이뉴스 기사로 보는 교컴지기 칼럼 모음 사진 교컴지기 151452 2012.11.15 14:23
공지 교육희망 칼럼 모음 사진 교컴지기 147442 2013.05.09 23:21
공지 교컴지기 일곱 번째 단행본 '교육사유' 출간 사진 첨부파일 [18+16] 교컴지기 165004 2014.01.14 22:23
공지 [신간]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사진 첨부파일 [1] 교컴지기 90681 2019.10.23 16:05
공지 [교컴지기 신간] 교사, 책을 들다 사진 [1] 교컴지기 63437 2021.06.26 14:17
공지 [교컴지기 새책]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 사진 첨부파일 교컴지기 44389 2023.02.19 07:04
547 [역사교사의 세상 읽기] 팔은 안으로만 굽어서는 안된다. [4] 문샘 4752 2008.10.28 20:47
546 [책이야기] 파문 혹은 설렘 교컴지기 5952 2017.09.23 09:51
545 [사회문화] 파국이냐 구원이냐, SKY 캐슬 [1] 교컴지기 5436 2019.01.23 08:14
544 [교육사회] 특성화 고등학교 홍보팀 이야기 교컴지기 7879 2013.11.19 08:25
543 [사회문화] 통제 능력이 없는 시스템이 더 공포다 교컴지기 5862 2015.06.03 08:18
542 [책이야기] 타자의 시선으로 다시 보기 사진 첨부파일 교컴지기 4931 2017.10.19 08:34
541 [교수학습]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 아는 것 교컴지기 4833 2017.10.16 12:52
540 [책이야기]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매우 비판적으로 읽기 교컴지기 7240 2016.09.08 08:39
539 [교육철학] 큰 바다 속에 있는 작은 물방울 교컴지기 5927 2013.09.24 08:17
>> [교사론] 치유적 글쓰기 [4+5] 교컴지기 7237 2013.06.27 10:57
537 [사회문화] 충격적 시작 진부한 결말, SKY 캐슬 [1] 교컴지기 4957 2019.02.02 10:07
536 [이런저런] 최진실과 저널리즘 권력 [2] 교컴지기 5635 2008.10.05 12:00
535 [교육사회] 초중등 교사 문화, 고립화와 상호불간섭주의의 극복 교컴지기 8670 2014.08.17 16:47
534 [교사론] 초임 선생님들께 [2] 교컴지기 7903 2015.11.06 13:26
533 [책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 열두 달 이야기, 한희정 지음 교컴지기 10641 2020.01.20 12:07
532 [교육정책] 초등교사 임용대란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 [1] 교컴지기 5988 2017.08.18 09:17
531 [교육정책] 초등교사 선발을 대폭 축소한단다 교컴지기 13429 2015.05.29 09:04
530 [교사론] 초등과 중등에서 수업전문성은 어떻게 개념화될까? [3+1] 교컴지기 9766 2013.04.15 13:18
529 [교육과정]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자는 분들의 생각을 추적한다 [1] 교컴지기 7497 2015.04.28 15:26
528 [교육정책] 초/중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다는 프랑스 교컴지기 5026 2017.12.14 13:12
527 [교육방법] 체벌의 교육학(97.8) 함영기 7812 2003.04.22 09:46
526 [이런저런] 청춘들의 어깨에서 희망 느끼기 [2] 교컴지기 4759 2012.06.07 15:11
525 [학생일반] 청소하는 아이들 [1] 교컴지기 5761 2009.04.18 08:06
524 [이런저런] 철수야 철수야 2 교컴지기 5175 2019.05.03 16:24
523 [이런저런] 철수야 철수야 교컴지기 4584 2019.05.03 16:23
522 [교육정책]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혁신미래교육 사진 첨부파일 교컴지기 9489 2019.02.19 10:05
521 [교육과정] 창의성 담론은 창의적인가? [2] 교컴지기 6577 2014.11.06 12:21
520 [학생일반] 창 밖 매운 바람에도 내 가슴은 벅차다 사진 [10] 교컴지기 6786 2009.12.29 07:55
519 [교육정책] 참으로 황당한 자율화 [5] 교컴지기 4877 2008.05.26 15:27
518 [학생일반] 참으로 민망하다 교컴지기 6512 2009.08.01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