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종편의 '살아남기' 전략이 불러온 특별한 선택
30년간 몸담아온 MBC를 떠나는 것에 대한 회한인지, 종편에서 소신을 펼쳐보겠다는 각오의 눈물인지는 알수 없지만 이번 종편행은 그의 인생 중 가장 큰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MBC 파업을 이끌었던 지도부의 일원이기도 했던 손석희는 <시선집중>이라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통하여 보도 프로그램의 기준을 제시했다.
아울러 <100분 토론>을 통하여 보여준 그의 놀라운 균형감각은 토론의 교재 자체였다고 생각한다.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수 년간 연거푸 선정되는 것을 보아도 국민들의 그에 대한 신뢰는 넓고 깊었다. 프로그램을 통하여 형성된 손석희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공정과 균형'이었다.
종편으로 향하면서 최선을 다해 소신을 펼쳐보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일단은 그의 진정성을 믿기로 했다. 기분은 묘하지만 평가는 유보하겠다는 뜻이다. 아마도 그는 실천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물론 손석희를 향한 국민들의 평가는 이전 '공영방송의 언론인'이었을 때보다 '상업방송의 전문경영인'에 맞추어질 것이고 그를 바라보는 잣대는 좀 더 예리해 질 것이다. 그의 우군이었던 많은 사람들도 이전보다 훨씬 더 그를 객관화시켜서 볼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손석희가 자신의 행보를 결정하는 데 있어 책임이 막중해졌음을 뜻한다.
JTBC와 손석희, 누가 더 큰 결단을 내린 것일까? 종편 입장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추어주는 것은 어떤 필요인가? 기본적으로 종편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방송'이다. 상업방송의 목적은 단 하나, 수익이다. 그 수익성을 결정하는데 있어 '친정부적 성격 혹은 선정성'을 택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어떤 것'을 택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종편은 정권의 입맛에 맞추어주는 것이 핵심 목적이 아니라 수익을 내고 살아남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수익의 극대화 차원에서 '손석희 카드'는 종편이 선택한 또 다른 '어떤 것'이었을 것이다.
바로 그 종편의 '살아남아야겠다'는 절박함이 손석희를 영입한 동기였다고 본다. 손석희가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어느 정도는 그가 요구하는 균형과 공정성을 맞추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그 균형과 공정성까지도 '수익을 최고 목표로 하는 상업방송 종편의 전략' 아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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