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지금, 학교의 문제는 무엇인가?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학교를 방문하였다. 주로 서울, 경기 지역의 학교로부터 강의 의뢰를 받고 간 경우였다.
어느 학교에서는 강의만 하고 오는 경우도 있었고 어느 학교에서는 별도로 마련된 대화의 시간에 참여하여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경기 지역 교사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의 최대 어려움은 무엇일까? 이구동성으로 "수업이 힘들다"고 말한다. 아무리 체계적인 수업 계획을 짜서 실행을 하고자 하여도 교실에서 단 몇 명만 노골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려 들면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꽤 많은 선생님들이 이런 현상을 진보교육감의 정책에서 원인을 찾고 있었다. 보수 언론의 논조가 먹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사실, 진보교육감들이 제시하는 정책 방향은 큰 틀에서 동의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받아 드리는 여건이 덜 성숙해 있다는 사실이다.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준비가 덜 되었다. 더하여 정책 시행과정도 노련하지 못했고,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따뜻하지 않다. 언론이야 말해 뭐하랴. 어떤 때는 뭔가 좀 더 엽기적인 사고가 났으면 하는 바람이 논조에서 묻어 나온다.
선생님들이 "(체벌 금지의 ) 대안이 뭐냐?"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 대략 두 가지를 제시해 드린다. 그 하나는 교칙이 교칙답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교칙을 정할 때 학생, 학부모의 참여를 보장해야 하고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여 학교운영위를 통과하여 확정된 교칙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여기에서 학교의 "행정력"을 강화해야 한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학교가 학교다운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꼴을 갖추어야 한다. 북유럽 어느 학교의 교칙을 정하는 과정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칙을 정할 때에는 교사대표, 학생대표, 학부모대표가 심의하여 서명을 하고 이때 학교의 자문 변호사가 공증을 한다. 교칙에 권위가 있는 이유이다. 이런 문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교실에서 의사소통이 복원되어야 한다. 필자가 상담을 해 본 많은 교사들의 문제를 집약해 보면 의사소통의 문제였다. 그런데 이 "교실대화"의 문제는 단순한 기법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이는 교사의 안목과 철학의 문제요, 부단히 전문성을 신장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획득되는 능력이다.
지금 학교는 권위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과정을 매우 독하게 겪고 있다.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른다. 아니면 영영 장기적 혼란의 늪으로 빠질 수도 있다. 이런 과도기를 교사들이 온몸으로 겪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은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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