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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지표 중심 사고에서 빠져 나오기
개인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전적으로 책임을 갖는가? 사람들은 왜 자신들의 삶에 끼친 영향에 책임을 져야 하는가? ... 자유와 책임의 연관성은 양방향으로 작동한다. 어떤 일을 할 실질적인 자유와 역량이 없다면 한 개인은 책임을 질 수도 없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할 자유와 역량을 실제로 갖고 있다는 것은 그 개인에게 그것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려할 의무를 부여하며 이것은 개인적 책임을 포함한다. 이런 점에서 자유는 책임의 필요충분조건이다. - Amartya Sen, 1999, 자유로서의 발전, 김원기 역, 갈라파고스
개인마다 갖는 기회의 차이에 주목한 아마티아 센의 말이다. 근대화 이후 세상을 지배했던 GDP접근법이 보여준 공허함의 경제학을 넘어 개인의 실질적 자유와 기회, 이를 위한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이것은 사회적 약자를 포함하여 소외된 자의 입장에 섰을 때 가능한 논리이다.
왜 그런 경험 있지 않은가? 국내총생산이 얼마인데 이는 세계에서 십몇 등에 들어간다고(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대략 11위에서 15위 사이) 하는 말을 들으면, 괜히 우쭐하던 기억 말이다. 세계에서 열 몇 번째로 부를 생산했다는 것과 나의 각박한 삶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말이다.
나라 전체의 GDP 상승과는 전혀 상관없는 개인의 '각박한 삶'을 들여다 본 사람이 경제학자 센이다. 이것은 교육의 장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바로 지표 중심 교육정책이 그러하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OECD 교육지표를 교육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지표상으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나, 정작 학생 개인의 삶과 OECD 평균과는 아무런 관련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종 정책이 거시지표의 개선에만 힘쓰는 사이, 개인의 삶은 여전히 피폐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가 더 성장하여 어떤 부분은 OECD 평균을 상회한다고 해 보자. 실제로 이런 지표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당장 고통받는 교육소외 학생에게 돌아가는 혜택과는 아무런 관련도 맺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OECD 교육지표는 GDP 접근법의 변종일 뿐이다. 좋은 정책은 숫자로만 메아리치는 지표를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을 교육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사고한 사람이 마사 누스바움이다. 누스바움은 개인마다 갖는 고유성과 존엄성에 기초하여 역량을 개발한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역량도 누군가에는 무한의 기회가 주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접근조차 힘든 먼 거리에 있는 것이라면 이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것이라 보았다. 그래서 센이나 누스바움이 주장하는 역량 개념은 competence가 아닌 capability이다.
이 경우 바람직한 역량의 신장은 평균적 삶에 중점을 두고 전체 총효용을 높여 지표상 도달점을 말하는 것이 아닌, 나 그리고 당신, 그리고 그와 그녀의 실질적인 삶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느냐를 들여다 보는 것이다. 만약 나와 당신, 그와 그녀의 기회가 충분히 평등하게 주어지고 있지 않다면?
이때 GDP 접근법은 그 개인에게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을 주문한다. 센과 누스바움의 접근은 이때야 말로 국가의 책무감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는 GDP를 증진하기 위해 국민을 독려하는 입장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그들에게 합당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영토주권이 미치는 지역에 사는, 국가에 귀속된 사람으로서 국민 컨셉은 맞지 않다. 국가, 국민, 국민성 같은 개념 모두 국가주의의 산물로서 의무를 강조한다.
여기에서 사회의 주체로서 참여하고 책임지는 '시민'을 생각한다. '깨어있는 시민'이란 향유해야 할 권리를 놓치지 않는 소극적인 개념을 넘어선다. 모든 시민은 그 자체로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하고, (기계적 동등함이 아닌 실질적 기회) 국가는 모든 개인들이 기회를 역량으로 발휘할 수 있는 공정하고도 정의로운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백년 전 이같은 문제의식이 듀이로 하여금 '민주주의와 교육(1916)'을 쓰게 한 동기가 되었다. 백년 전 듀이는 늘 우리에게 현재적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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