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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참담한 마음을 위로하고 연민해야 할 사람은 결국...

교컴지기 | 2016.10.30 17:13 | 조회 5306 | 공감 0 | 비공감 0

1.
황망하고 어이없는 이 사태 앞에서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당신들의 잘못으로 왜 내가 부끄러워해야 하는가?'라는 집단적 정서이다.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나는 동안, 정치는 무엇을 했고, 법은 무엇을 했으며, 미디어는 무엇을 했지? 이것은 한마디로 시스템의 붕괴가 아닌가?


2.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었지?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사느라 정신이 없는 동안 내가 잠시 권력을 위임했던 이 사람들은 나를 조롱했다. 이 더러운 기분은 내가 위임했던 그 권력으로 내가 능멸당했다는 것 때문이다. 그것도 너무 어이없는 방식으로. 이 참담한 마음을 위로하고 연민해야 할 사람은 결국 우리 자신이네.


3.
너무도 황당해서 분노의 대상조차 제대로 겨눌수 없는 지경에, 내 마음은 누군가 탄핵을 당하거나 하야를 하는 것 이전에 '사실'에 대한 궁금함으로 가득하다.


4.
도대체 온 나라를 뒤흔드는 어이없는 상황의 바탕이 된 그들의 이상한 관계,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그들의 수상한 관계, 일국의 최고 지도자가 비정상적 루트의 말을 들어야만 했던 그 부적절한 그 관계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5.
아마도 지금 시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당신 왜 그랬어?'에 대한 정직한 답변일 거다. 어떤 말못한 약점이 잡혀 있었던 것인지, 한 국가의 리더로서 기본적 소양도 갖추지 못하게 한 그 어떤 관계가 있었던 것인지,


6. 
허무와 자기연민에 빠져 한줄의 글을 쓰기도 힘들었을 때가 있었다. 작년 이맘 때도 그랬고, 사실은 지금도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부질없음과 피로감이 있다. 그래도 정신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밀치고 올라온다. 위기 관리는 그들만의 몫이 아니다. 이후 정치변동, 정치일정 등등, 깨어있는 시민의 눈으로 감시하고 참여해야 함.


7.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상황이 관리'되는 것이다. 이런 걱정까지 하게 될줄은 몰랐지만 질서 있는 상황관리가 필요하다. 지금 청와대, 정부, 집권당 당신들은 정치적 유불리 따지지 말고 작금의 이 시스템 붕괴의 상황을 어떻게 질서 있게 관리할 것인지 대통령과 함께 의논하라.


8. 작년 이맘 때 쓴 문제의 그 글을 찾아 냈다. 다시 읽고 정신차리려고. 
__________________________

공부를 하면서 경계했던 것 중 하나는, 앎에 접근하는 과정이 삶의 방편을 따라 도리없이 '좁고 깊어지는 것'이었다. 우리 주변의 전문가연하는 이들은 모두가 어느 분야에 대해 '좁고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이는 공부의 시간과 공간, 소장하고 있는 문헌들의 한계에서 오는 필연이기도 하다. 지성을 과시하는 사람일수록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창이 견고하여 오히려 타인과의 의미있는 소통과 협력이 어려울 때가 많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앎에 대한 갈증과 통합적 지식에 대한 설익은 욕구는 나로 하여금 전공을 네 번이나 바꾸는 무모한 삶을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 관심분야라 할 수 있는 교육과 또 다른 영역의 잡다한 상식에 바탕하여 '어느 정도는' 아는 척을 할 수 있었다. 바꾸어 말하면 양쪽 모두 얇디 얇은 헛지식으로 무장하고 사기성 농후한 글과 말로 타인들을 현혹해 왔던 셈이다.


불면의 새벽을 맞아 글을 좀 쓰려했더니 오랜만에 '무지의 자각'이 찾아 들었다. 사소한 글을 하나 쓰고자 하여도, 그 한 문장 한 문장은 숨길 수 없는 지적 여정의 반영일 터이다. 쓰고자 하는 것에 대하여 배경이 되는 지식을 깔고 가려면, 참으로 많은 양의 독서와 그에 따른 실천이 필요한 데, 여기서 속절없이 무너질 때가 많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해하거나, 해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악한 글로 꾸민다 생각하면 그저 민망할 따름이다.


벗들은 나에게 과찬한다.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있으나,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가득하다는 것이 골자이다. 내가 의도했든, 자연스런 글쓰기의 여정이었든지 간에, 그 과찬은 내편에서 생각하면 일종의 비겁함이다. 자신감이 부족하니 더 대차게 때리지 못하고, 그저 수사로 포장하다보니 일견 날카로움과 따뜻함을 동시에 지녔음직한 것으로 착시에 빠지는 것 말이다.


이래서 모모하는 작가들도 절필의 경험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더 이상 아무 것 도 쓰기 힘들 때, 나아가 짧은 기간에 헤쳐나갈 성격의 것이 아닌 절망의 상태일 때, 글쓰는 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글쓰기를 잠시 멈추는 것일 거다. 가진 것이라곤 키보드 위를 끊임없이 질주하는 손가락 뿐이니 말이다. 입력을 기다리며 모니터에서 규칙적으로 깜빡이는 커서를 보면서, 글쓰기라는 것이 혼을 빚는 사유의 펼침이 아니라 몹시도 기계적인 과정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밀고 들어온다. 물론, 글쓰기를 멈추는 것 조차도 자유의지로 결정하지 못하는 삶에 자기연민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시시껄렁한 인생이지만.


초가을 문턱 오로지 혼자였던 몇일 간의 여행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글을 쓰지 않아도 좋았고, 계획없이 이곳저곳을 탐하며 최대한 나태함을 즐기며 번잡스런 생각을 조금씩 정리했다. 편백 숲 안에서, 해넘이의 장관 속에서, 9월의 정적을 만끽하는 사찰에서, 때로 고속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생각했다.


아무나 다 이야기할 수 있는 상식적 이야기들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글쓰기랍시고 해 왔음에 대한 민망함이 생각의 많은 부분이었고, 나머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한다'는 근거없는 자만심 같은 것이었다. 다만, 써야 한다는 것이 누구에겐가 말하고 밝히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확실히 예전만큼의 자신감은 없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위에 적은대로 무지의 자각일 뿐이었다.


이기적이지만 내 부족한 공부의 방편을 위한 수단으로 써야 한다면 써야할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 쓰고 싶은 글이 몇 개 있었다. 의욕적으로 시작하였으나 다시 정색하고 돌아보니 참으로 오만방자한 기획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설사 독자와 함께 공부하는 과정이라는 핑계로 위안을 삼더라도 그러했다. 독자가 어떻게 생각해 주느냐 하는 것은 물론 가장 중요한 글쓰기의 전제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없을 때... 그것이 어떤 방향이나 내용에 대한 것이 아니고 그냥 '무지에 대한 자각'일 때 느끼는 민망함 바로 그것이었다.


쓸모를 다한 동어반복의 말들은 성장이 멈춘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허무를 딛고 일어서는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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