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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어떤 입장이십니까?

교컴지기 | 2017.05.22 12:55 | 조회 4810 | 공감 0 | 비공감 0

 

어떤 문제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대개 질문은 둘 중 어느 쪽이냐를 묻는다. 정치든, 교육이든 보수/진보, 강경/온건으로 나누면 간명하고 판단하기도 좋다. 이렇게 구분하면 어느 쪽을 선택하기에 쉽다. 그래서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 ", 그럼 제 3의 길?" 이런 후속 물음이 이어진다.

 

우린 정말 구분에 익숙하고, 구분을 통해 차이를 드러내며, 많은 경우 차이는 차별로 이어지기도 한다. "너무 구분하지 맙시다." 이렇게 말한다면 이도저도 아닌 회색 분자 취급을 받을 수도 있겠다. 아주 희거나 검은 색의 옷을 입기 싫은 사람들은 회색톤의 옷도 즐겨 입더만.

 

사실 내가 경계하는 사람은 생각을 정하지 못해 헤매는 사람이 아니고, 그 무엇이든 강한 자기 확신을 갖고 표현하는 사람이다. 한 번 정해 놓은 나만의 관점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현상을 그 관점을 통해 일원적으로 해석한다. 이 경우 타인은 계몽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너무 답답해 마시라. 살아보니 삶이란게 명쾌하게 구분되지 않는 사태들이 훨씬 더 많더라. 여기 SNS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또 크고 작은 다툼들, 친구를 만들기도 하고 기왕의 친구와 절교를 하기도 하는... 보기에 꽤 진지하게 진행되는 이런 일들의 배경을 보면, 결국 이것이냐 저것이냐... 뭐 그런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하는 것 같더라. 대체로는 남이 설정한 프레임일 경우가 많다.

 

물론, 무엇이든 명쾌하게 잘 정리하는 사람이 있다. 공부를 많이 하여 어떤 방면에든 풍부한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해석을 하고, 대안까지 밝히는 사람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그 사람의 말은 내 의견을 잘 형성해 나감에 있어 '참고 사항'일 뿐이다.

일전에 군산의 김 선생님께서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그 친구는 해직 초기에 나와 함께 전임을 했던 경험이 있음), 어찌 어찌 내 이야기가 나왔는데 ", 그 강성 교찾사였던 함영기 선생?"이란 말을 했다는 전언을 듣고 한참 웃었다. 아시다시피 교찾사(교육운동의 전망을 찾는 사람들)는 전교조 운동의 큰 두 개의 정파 중 하나이다.

 

비판안 그룹에서 교찾사로 이름을 바꿀 때쯤 나는 교컴을 만들어 상당히 다른 방식의 교사공동체 활동을 했기 때문에 나는 강성 교찾사라기보다는 그 전신이었던 비판안 그룹의 정책 활동가 정도가 대체로 맞고, 그것도 사실 25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어쨌든 나를 '강성 교찾사'로 기억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다. 정말 강성 교찾사가 들으면 많이 웃을 일이다. 이렇듯 구분은 차이와 경계를 만들고 이내 고착화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내 경험, 공부 등에 비추어 그 상황이 해석될 것이고, 그 해석에 적합한 발언을 하면 된다.

 

해석도 해 보기 전에 '똑똑한 누가 한 말'이라는 구실로 본인의 소중한 관점을 정리해 버리지는 말자. '입장'이라는 것은 마약과도 같아서 세상 모든 일들이 그 '입장'에 따라 단일하게 정리되어도 정작 본인은 전혀 깨닫지 못하고 같은 입장을 갖는 무리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한 말이라 해도, 일단 의심해 보길 권한다. 모든 지적 성장은 그 모든 명쾌한 발언들을 의심하고 회의하는 것에서 활발하게 일어난다. 내 성장은 세상과 어떻게 관계하며 교류하느냐 하는 차원에서 영향을 많이 받지만, 결국 내 입장을 정하고 그것을 다듬어 갈 사람은 누구도 아닌 나라는 점이다.

 

그러한 성장 과정도 늘 잠정적이며, 다음 성장을 위한 가능성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개방적이며 유연함'이라는 것이 말로는 쉬워도 이렇듯 세상과 타인에 대한 태도를 정해가는 고난도 과정이다.


나를 강성 교찾사로 기억하고 있는 그는 내 기억 속에 '요리 잘 하는 음악교사'로 남아 있다. 그 말을 그 분이 들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요즘은 시골에서 생태지향적 삶을 살고 있다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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