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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단지 아이들

교컴지기 | 2016.05.08 23:33 | 조회 5328 | 공감 0 | 비공감 0


전직하기 전 근무했던 학교는 '단지 안'에 있는 학교였다. 그 전에 5년 동안 근무했던 학교는 '단지 밖'에 있었다. 그리고 또 전에 7년 동안 근무했던 학교는 '단지 안'에 있었다. 여기서 '단지'는 이 동네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를 이르는 말이다. 1980년대 서울 외곽 신도시 개발붐에 따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다. 이후 이곳은 '사교육1번지'로 성장한다.

단지가 들어서기 전에는 도로 포장마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서울의 변방이었다. 장맛철 한강의 지류가 넘치면 1층까지 잠기던 그런 동네였고, 복개되기 전 흐르는 하수의 냄새가 코를 찌르던 곳이었다. 지금 하수가 흐르는 복개천은 패션거리로 변했다.

이곳에는 단지 중심축을 따라 크게 도는 일방통행 도로가 있다. 처음 이 동네를 방문한 분들은 일방통행 도로 때문에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 애를 먹는다. 이 중심축을 따라 상권이 형성됐다. 주종은 학원이다. 거의 모든 건물에 학원이 입주해 있으며 건물 전체가 학원으로만 이뤄진 곳도 꽤 있다.

그러면, '단지 아이들'이라는 말이 어떻게 생겨났고 지금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아보자. 처음 단지 아이들이라는 말은 1단지에서 14단지에 이르는 아파트 단지 안에 살면서 단지 안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을 이르는 말이었다. 다시 그 안에 앞단지, 뒷단지라는 말이 있는데 앞단지는 1~6단지, 뒷단지는 8~14단지가 들어가 있다. 7단지는 반은 앞단지에 반은 뒷단지에 있는 경계 지역이다. 앞단지의 교육열이 좀더 높고 이들은 뒷단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하여 자부심이 높다.

단지 아이들에 대비되는 말로 여러가지가 있다. '길 건너 애들'은 단지와 비단지를 구분하는, 도로 저편에서 단지 안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부르는 말이었다. 비슷한 말로 '연립애들', '빌라애들'과 같은 말이 있었다. 처음에는 '뚝방애들'로도 불렸는데 단지가 형성되면서 밀려난 세입자들이 주로 뚝방 인근에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끊임없이 경계짓고, 구분하는 일은 이 동네에서 아주 일상적이었다. 어쩌면 그런 구분과 경계가 이 동네의 사교육 열기를 형성하는 에너지였을지도 모르겠다. 경계 밖 아이들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것이 단지 아이들에게 이르는 부모들의 요구였다. 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고등학교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 단지 안에 초고층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리고 바로 옆에 신설학교가 생기면서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이 학교의 '주류'로 자리잡게 됐다. 당연히 다시 그들만의 경계짓기가 생겨났다. 주상복합에 사는 아이들과 그냥 일반 단지에 사는 아이들의 구별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 '단지 아이들'이라는 호명은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었다. '단지 안'에 살기 위해, 그쪽에 있는 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단지 밖의 두 배 이상되는 주거비를 감당했다. 그런데 이제 사정이 달라져 '단지 아이들'은 '길건너 아이들'과의 비교우위 구분에 더하여, 주상복합에 사는 아이들이 비하하는 경계어로 자리잡았다.

단지와 길건너를 구분하고, 앞단지와 뒷단지를 구분하며, 이제는 주상복합과 단지를 구분하는 끊임없는 계층 구분과 경계짓기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무기력과 희망없음'을 주입한다. 물론, 이 말이 상위계층 아이들의 인성이 나쁘고, 무조건 경쟁에만 몰입한다는 뜻은 아니다. 내 경험으로 보아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얻은 문화자본으로 인해 단지밖 아이들에 비해 독서량이나 교양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가르치는 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우울의 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단지'라는 호명이 이제 그보다 더 잘사는 초고층주상복합이 생김으로써 그들에 의해 비하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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