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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디지털 빅데이터 세상에서 교육을 사유하기

교컴지기 | 2016.07.14 09:52 | 조회 6233 | 공감 0 | 비공감 0

최근의 여러 사태들은 생각의 여백을 허락하지 않는다.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의 출현,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도래, 신공항 부지 결정과정, 사드 배치 지역 결정, 아이들이 먹는 급식에서 일회용 밴드가 나왔다는 소식 등등 거대담론으로부터 사소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충격과 혼돈의 연속이다.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혼이 쏙 빠질 정도이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창의력을 키우고, 빅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자료분석과 비판 능력을 가져야 하며 세계시민의 역량을 갖추는 것까지 전환기의 인간들에게는 참으로 감당하기 힘든 '변화'가 빠르게 펼쳐지고 있다. 이 모든 변화에서 도태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 인지능력으로는 안 되고 스스로 새로움을 창출하고 키워갈 수 있는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느 결에 이러한 미래 담론들은 우리 생활 도처에 또아리를 틀고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압박한다.


지금 당장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SNS의 오른쪽을 보라. 온라인 서점을 자주 들렀던 누군가에게는 책 광고가, 여행 관련 정보를 주로 검색했던 누군가는 여행 관련 광고가 뜬다. 이미 우리가 보는 온라인 뉴스의 15% 이상을 로봇이 작성하고 있다. 이제 곧 운전자가 없는 자율 주행자가 도로를 달릴 것이며, MOOC(대규모 온라인 공개 강좌)의 진화는 실세계에서 교사를 만나지 않더라도 학습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빅데이터는 당신의 생활을 자세하게 분석하여 가장 최적의 맞춤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아침에 집을 나와 직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할 때까지 당신은 대략 100회 정도 도처에 걸려 있는 CCTV에 사생활을 제공한다. 아파트 현관에서부터 엘리베이터, 주차장과 과속단속 카메라, 범죄예방 CCTV와 심지어 목욕탕 탈의실까지. 엄밀히 말해 당신의 사생활은 없다.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히는 것은 회수 조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기술의 진화는 거대한 디지털 파놉티콘(원형감옥) 속에 당신을 가둔다.


이러한 변화들은 부지불식 간에 우리 삶을 파고 들었다. 그것은 전면적이고 일상적이어서 모른채 지나가거나 알고도 둔감해지록 하고 있다. 내가 하이패스 단말기를 달고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르고 편하게 통과할 수 있고, 신경쓰지 않아도 요금이 계좌에서 자동결제 되는 것은 기술진화 덕분이다. 화폐를 주고 받지 않아도 그저 디지털 세계에서 숫자만 이리저리 이동한다. 그런데 내가 하이패스 단말기를 달고 톨게이트를 신속하고 편안하게 빠져 나가는 순간 일일 3교대 톨게이트 매표소 직원 세 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무엇이 좋은 건지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우린 늘 빠름, 편안함을 또 다른 이들의 생존과 바꾸며 살고 있다.


기술진화를 바탕으로 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세상은 필연적으로 템포가 빠른 삶을 요구한다. 극소수의 인간이 이끌어가고 다수의 평범한 인간은 따라가기에 벅찬 세상을 예고한다. 변화에 발맞추라는 압박은 통제와 감시, 사생활 노출을 감내하라는 요구로 이어진다. 이내 인간들은 둔감해진다. 인간이라면 응당 가져야 할 '감수성'은 사라진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기, 인종과 성을 뛰어 넘어 공존하고 상생하기, 자유로운 상상력과 여백과 같은 가치들은 기술진화의 입장에서는 너무 추상적이고 더딘 가치들이다. 디지털 빅데이터 세상에서는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덕목들이다. 기술진화는 인간의 삶을 파편화시킨다. 평범한 다수의 인간은 파편화되어 종속의 길을 걸어야 그나마 아주 작은 생존이라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 압박한다.


19세기 초 기술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며 영국의 노동자들은 러다이트 운동을 벌였다. 모든 산업을 디지털화하고 그 속에 인간의 역할이 촘촘하게 분업화되고 있는 지금 디지털 러다이트 운동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정보기술이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지켜주는 쪽으로 진화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진화는 교육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인간의 생태적 가치를 도외시한 기술진화는 파국의 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교육은 디지털 빅데이터 세상에서 정의로운 가치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어야 하고, 생태감수성과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하여 삶의 가치와 여백을 느끼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는 인간을 키우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유의지에 따라 타자와 유의미한 관계를 만들어가며 자기 삶을 온전히 즐기는 시민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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