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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표준화 신화와 평균의 종말

교컴지기 | 2018.05.13 11:29 | 조회 6756 | 공감 0 | 비공감 0

‘표준화(standardization)’는 산업현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 통일된 규격과 기준을 둠으로써 생산성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만들 때 표준화가 잘 돼 있으면 어떤 공장에서 어떤 노동자가 만들든 하나의 설계 도면에 따라 같은 모양의 자동차가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어 생산성이 향상된다. 표준화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산업적 아이디어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싶은 사람들은 표준화의 유혹을 받는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같은 시간, 같은 비용으로 더 높은 효과가 나온다고 하는데 뉘라서 이 유혹을 피해갈 수 있으랴. 물론, 이 사람들이 말하는 교육 효과는 성적이나 진학률 같은 확인 가능한 지표이다. 교사들이 작성하는 수업설계안이나 학습지도안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표준화를 지향하는 관점은 지침에 따라 잘 작성된 학습지도안이라면 가르치는 교사가 누구이든, 어느 교실이든, 어떤 아이들과 수업을 하든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미리 정해진 ‘표준화된 평가기준’을 덧붙임으로써 완성을 기하려 한다.


전국적 점포망을 가진 패스트푸드 업체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수천 명의 직원들이 본사에서 나온 조리 매뉴얼에 따라 만들어 내는 햄버거의 맛이 비슷한 것과 같이 교육도 그러해야 할까? 어떤 사람은 잘 작성된 수업 매뉴얼에 따라 각 교실에서 비슷한 활동이 일어나는 것과, 전국의 패스트푸드 점포에서 미리 정해진 조리 매뉴얼에 따라 만들어진 햄버거의 맛이 비슷한 것은 전적으로 같은 원리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사람은 같은 교과의 같은 내용으로 수업을 하더라도 가르치는 교사, 교실 환경, 아이들의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을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는 활동으로 볼 것이냐, 가르침과 배움이 공존하는 역동적 맥락의 과정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표준화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생긴다.


1900년대 초 테일러는 수많은 공장을 돌아다니며 컨설팅을 했다. 테일러가 공장의 사장들에게 준 조언의 핵심은 '표준화'였다. 그들은 노동시간과 휴식시간을 구분하고(예컨대 50분 노동에 10분 휴식), 한 사람이 같은 공정만 반복하도록 하는(분업) 과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 했다. 실제로 각 산업장에서는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기법에 따라 직무분석, 분업화, 노동자 관리 등을 하였고 이에 따라 제품의 불량품이 현저하게 줄었고 생산성이 상당한 수준으로 향상됐다.


1918년 교육과정(The curriculum)이라는 책을 쓴 보비트는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 이론을 교육에 도입하고자 했다. 이상적 성인(ideal adult)을 기르는 것으로 교육의 목표를 정하고 학교를 공장과 유사하게 재구조화하고자 했다. 일과표를 만들어 교사와 학생들을 표준적으로 관리, 통제하여 이상적 성인을 기를 것을 제안했다. 이를 수업의 장면에서 조금 더 정형화시킨 사람이 타일러, 교육목표분류학으로 정리한 사람이 블룸, 측정 가능한 학습결과만 평가하자(행동적이고 명세적 수업 목표)고 한 사람은 메이거였다. 이들의 과학적 교수기법은 관리와 통제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었다. 바야흐로 지구촌의 모든 학교는 과학적 교수기법으로 효율성을 높이려 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관리와 통제, 비교와 평가가 쉽다는 이유, 다른 하나는 이것이 가장 싸게 먹히는 방법(효율성의 극대화)이었기 때문이다.


권한을 가진 행정가는 쉴 새 없이 이런 종류의 표준화된 틀을 개발하고 적용한다. 일제고사, 교원능력개발평가, 학교평가, 시도교육청 평가가 모두 표준화 신화에 의해 지탱된다. 여기에 성과급이나 예산 지원을 연계하여 경쟁을 유발시킨다. 표준화가 노리는 시간과 비용의 절감, 그리고 획일적 통제가 더욱 노골화된다. 획일성의 추구는 자발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관료주의가 따라 붙는다. 바로 이것, 표준화와 관료주의의 동행이 우리 교육사 백년 속에 들어 있다.


표준화된 시험이 하는 일은 학생들을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것이다. 비극적인 일은 시험을 치르기도 전에 누가 어느 쪽으로 가게 될지 대략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아이가 표준 시험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예측 변수는 부모의 경제적 지위와 학력이다(윌리엄 에어스, 2010).


모두에게 같은 목표와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따라했다면 이루어야 할 성과에 도달하지 못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 표준화와 관료주의를 통하여 지탱되는 선발적 교육관은 이렇듯 개인에게 책임을 돌린다. 여기서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좌절한다. 때로 끔찍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 좌절이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이 큰 벽 앞에서 이루어진 것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교육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은 멈추었고, 교사들의 자존감은 무너지고 있다. 자크 랑시에르가 우리 교육에 던지는 화두는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무지한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칠 것을 알지 못하는 스승이다. 그는 어떤 앎도 전달하지 않으면서 다른 이의 앎의 원인이 되는 스승이다... 어떤 것을 배우는 것은 그것을 배우고 또 어떤 것을 배우는 과정이요,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은 무엇인가를 배우고 나머지 전체와 연관시키는 과정이다."(자크 랑시에르, 1987)


그는 표준화를 지향하는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교육의 신비한 속성을 말하고 있다. '어떤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는 호기심 가득한 눈을 가진 자가 학생이요, 이 여정에서 지적 자극을 주는 이가 바로 교사이다. 우리 교육 속에 깊이 뿌리박힌 표준화 신화를 걷어낼 상상력이 필요하다.


'평균의 종말(토드 로즈, 2015)'은 평균이라는 허상이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밝히고 있다. 표준화를 대체할 개념으로 토드 로즈는 '개개인성'에 주목한다. 어제 5명의 학급과 30명의 학급을 평균내어 학급당 학생수를 17.5명으로 발표하고, 17.5명에 맞춘 교육정책이 결과적으로 5명의 학급도, 30명의 학급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는 상당히 엇갈릴 것이다. 그러나 공동체 담론의 홍수 속에서 개개인성이라는 개념에 접근하는 재미는 꽤 크다. 일독을 권한다.

* 교육사유(함영기, 2014) 중 한 꼭지를 보완하여 다시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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