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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공교육의 위기 혹은 해체에 대하여(98.9)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개혁안 발표 이후 [수혜자 중심의 교육]이라는 슬로건과 [교육서비스]라는 말이교육현장의 화두가 됐었다. 교육도 [상품화]될 수 있다는 암시였었다. 이러한 개혁의 방향은 교사를 [교육서비스의 최전방에 선 제공자]로 규정하였다. 서비스 이용자(학생/학부모)는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찾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넓혀갈 수 있는 듯이 보였다. 지난 정권 말기에는 [새물결 운동]이 교육현장을 강타하였는데 이는 간단히 말해 새로운 경쟁논리를 통하여 교육에 있어서 효율성 및 능률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또한 요즘에는 [연수학점화],[참스승 인증제]라는 말들이 무성한데 교육만 상품화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도 상품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보니 일선 교사들은 가르치는 일 외에 고민할 것이 또 하나 생겼다. 언제 자신의 신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때문에 연수란 연수는 다 참여하고 방학때도 쉴틈없이 자기를 연마하여 [상품성]을 높이는데 온 신경을 쏟고 있다. 교육서비스의 수혜자들이 보면 참 반가운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외는 근절되지 않았다. 더욱 기승을 부리며 음성화되고 고액화되었다. 여기에 우리사회의 그릇된 단면이 투영된다.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인데 있는 돈 쓰기를 뭘 호들갑이냐고 할 지는 모르겠다. 만약 땀흘려 번돈이라면 과연 그렇게 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즉,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노력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과 통로가 꽤 많다는 반증이다. 또 하나는 일류병이라는 고질병이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학력분포를 보면 단연 서울대를 비롯한 일류대 출신들이다. 그것이 아직도 굳건한 고리로 작용하고 있는 이상 일류병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교육당국의 방향을 못잡는 개혁정책이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는 커녕 [무능교사 퇴출]이니 [참스승 인정제]니 하여 학부모들로 하여금 공교육을 우습게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금 시급한 것은 [공교육의 위상]을 회복하는 일이다.
말로만 능력위주의 사회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보여주어야 한다. 필자가 지난 1년간 교육소식을 정리하다 보니 가장 많은 기사건수를 차지한 것이 [입시]와 관련된 문제였으며 교육기관으로는 단연 [서울대]였다. 오히려 교육부보다도 많은 기사소스를 생산해낸 곳이 서울대였다는 이야기다. 언론은 독자의 관심도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출신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아니라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능력에 의한 평가]가 우위에 서는 사회로 바뀌어져야 한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언론에서는 온갖 교과서적인 이야기로 도배를 하지만 결국 입시철이 돌아오면 [기사의 상품성]에만 매달리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이 사건이 잠잠해지면 수험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보장해줄 [일류대]를 찾아 밤을 낮삼아 공부할 것이다. 고3 담임들은 학생들을 몰아칠 것이며 대다수의 고등학교는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그곳에 우리의 슬픈 교육현실이 있다. 이제는 [일류대]의 기득권을 포기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얼마나 더 인간상실의 현상을 봐야 하겠는가?...
[98/09/02 교실밖선생님 운영자 함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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