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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수많은 '필연'들이 종적을 감출 것인가?

교컴지기 | 2014.05.04 15:06 | 조회 6450 | 공감 1 | 비공감 0
"이 도시는..." 이렇게 글을 시작하는 경우, 난 '이 도시'의 주인이 아니라 관찰자이다. 30년을 넘게 산 곳이지만, 도무지 정이 붙지 않는 '이 도시'를 걸었다. 머릿 속이 온갖 잡생각과 분노로 가득하다. 생각할 수록 어이가 없지 않은가? 이번 사태는 철저하게 '이중적'이다. 즉,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과적, 적재불량, 선원들의 무책임,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선박회사가 눈에 보이는 원인들이다. 정부와 언론은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반복하여 보여준다. 심지어 이 사태와는 직접 관련이 있어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추적하여 상세하게 보도한다.

한편 눈에 보이지 않는 더 중요한 요인들이 있다. 국가의 재난 대처 능력과 책임회피이다. 희생자 가족들이 분노하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추궁하면 될 터이다. 그러나 '국가가 국가로서 기능하지 못한 것', '책임을 면할 궁리만 하는 자들' 앞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분노한다.

대통령은 사과를 했다 하고, 희생자 가족들은 그것을 사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랬더니 대변인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유감이라 전한다. 국민들이 희생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하고, 희생자 가족들은 국민들에게 미안해하지 말라 한다. 서로 이웃의 마음이고 부모의 마음이다.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들은 이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

한술 더 떠 글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유족들의 현수막 비용을 지원할 수 없다느니, 장례비용은 보상비에서 삭감할 것이라느니, SNS에서 정부나 대통령을 비판하는 교사들을 징계한다느니,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느니... 하는 저들의 언술은 도무지 국가경영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자세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라고 권한을 위임했더니 오로지 대통령의 '심기'만을 지키고자 한다.

단언컨대, 희생자 가족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속옷 차림으로 탈출한 선장이 아니다. 미디어가 선장에 대한 비난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그를 아파트에 재워준 국가권력이 있다. 왜 재워주었는지, 그 사이 무슨 말이 오고갔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발생되는 모든 사태가 의혹 덩어리이다.

한마디로 '예측불가능한 국가 경영 시스템' 속에서 피해 당사자로서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절망의 극단에서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자들을 보는 괴로움이 희생자 가족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이런 상태라면 원인규명은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함이 엄습할 때, 지켜주지 못한 국가를 향하여 원인규명이라도 똑바로 해달라고 하는 저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연일 선원들, 선박회사, 그리고 실 소유주에 대한 심층보도를 하고 있다. 추적 능력에 감탄할 정도이다. 특히 선박회사가 이윤추구를 위해 얼마나 부도덕했는지 상세히 전한다. 묻겠다. 그 많은 부도덕이 행해질 동안, 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그 중 한 가지라도 사전에 적발하여 정확하게 시정조치를 했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후안무치.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의 손에 권력이 있다. 가장 위험한 경우가 되고 말았다. 걱정이다. 앞으로도 그러할 터이니.

이 틈에 힐링 전도사들이 끼어 든다. 스님도, 정신과 의사도 한 마디씩 거든다. 이런 사태를 맞아 너무 남의 탓 하지 말라고 한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라고 한다. 아무리 힐링인지 뭔지 하는 것이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여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것이라 할지라도 이건 아니다. 얼치기들은 분노해야 할 때, 이런저런 이상한 명분을 들어 그것을 잠재우려 한다. 이들 역시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어리석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 도시'의 겉을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늘은 드높고 건물을 위용을 자랑한다. 강물은 잔잔하게 흐른다. 시민들은 그늘에서 평화롭게 쉰다. 수목은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계절의 변화를 드러낸다. 한마디로 이 도시는 겉으로 보아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곳에 얼마나 많은 '이해불가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시민들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건물의 위용이 아니라 그 너머에서 시민들의 생존을 담보로 벌어지는 정치적 행위들, 이윤추구의 경제논리들이 아니던가?

어느 사소한 한 사태도 우연히 벌어지는 일이란 절대로 없다. 그곳에는 그 사건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눈에 보이지 않지만 훨씬 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규정하는 요인들이 있다. 그것을 혁파하는 것 없이 선장과 선주를 최고 형벌로 처벌한들 수많은 '필연'들이 종적을 감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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