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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수퍼 교사 유감

교컴지기 | 2016.03.02 09:56 | 조회 7601 | 공감 2 | 비공감 0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새 담임 선생님을 맞아 두 가지 문제로 당황한다. 하나는 담임 선생님께서 내가 가진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 담임은 자기가 맡은 교과에 대해서만 능통한 듯 보인다. 다른 하나는 내가 학교생활에서 당면하는 문제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이다.


초등학교 때는 담임 선생님께서 모든 교과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활상의 문제에 대하여 꼼꼼하게 알고 밀도 높은 관심을 보내주었던 것 같은데 중학교에 올라오니 수업을 통해 담임을 만날 기회는 고작 일주일에 1~4 시간에 불과하다. 조종례 역시 초등 때처럼 알림장에 받아 적도록 하지 않고 게시물 하나 붙여 놓고 전달했다고 하니 뭔가 정신을 바짝차려야 중학교 생활에 적응할수 있을 것 같다. 맘 먹고 담임을 만나보려면 그가 근무하는 교무실을 찾아가야 하니 이 또한 부담이다. 아이 편에서 보면 그러하다.


교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루의 모든 시간을 학급에 쏟는 초등학교 때의 담임과 달리 내가 맡은 교과를 통해 아이들을 만나니 아무래도 아이들 이름을 외우는 것도 더디고, 학급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거기다 초등학교에서 갓 올라온 아이들은 담임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요구에 맞춰주려면 종종걸음을 쳐도 모자랄 판이다.


아이의 전면적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와 교사의 총체적 관계가 이루어져야 하는 걸까? 불현듯 스치는 의문이다. 물론 모범답안은 있다. 그것은 발달단계에 따라, 교육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 그 모든 상황과 맥락에 따라 교사는 전문적 안목을 가지고 적절하게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에서는 이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틈을 타서 수퍼교사, 만능교사에 대한 요구가 파고 든다.


교사는 모름지기 수업을 잘 해야 하고, 생활지도도 잘 해야 하며, 아이들과 관계도 잘 맺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교사는 수업의 달인이요, 친절한 훈육자이고, 뛰어난 상담가이자, 의사소통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대체로 초등학교 1학년에서 우수한 학습능력을 보이는 아이는 고등학교를 마칠 때에도 그러하다. 이를 세속적으로 말하면 1등으로 들어온 아이는 1등으로 졸업하고 꼴찌로 들어온 아이는 꼴찌로 졸업한다는 것이다. 브루디외와 애플은 이러한 능력의 대물림을 문화적 재생산, 경제적 재생산으로 개념화했다. 요즘 말하는 금수저, 흙수저론과 닮아 있는 이야기다.


이런 사정에서 교사에 대한 부모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대의 핵심은 대체로 두 가지이다. 실력 향상에 대한 것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학교교육을 받는 동안 실력이 향상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각종 사태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가 과도해지면 교사는 기계적 공정성을 추구하거나 책임을 면할 방도를 찾아서 자신을 적응시킨다.


또 다른 쪽에서 교사의 무한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의 변화는 교사에게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하면서 아이들 삶의 모든 경우에 대해 교사는 이것을 감당하기 위해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위에서 말한 수업의 달인이자, 친절한 훈육가, 능숙한 상담가, 의사소통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행정적으로 주어지는 업무까지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특히 요즘에는 각종 민원을 무리없이 처리하는, 그런 교사형에 대한 요구 말이다. 그런 여러 방법들이 매뉴얼화되어 전파되고 있다. 이는 교사의 역할 중 본질에 해당하는 부분일까? 이 또한 의문이다.


지난 일주일, 봄방학의 끝물에 보는 선생님 벗들의 긴장은 개학을 앞두고 단순히 '아이들과의 교육적 만남'을 위한 고민때문이라기보다 자신이 감당해야 할 '수퍼교사로서 역할' 때문이었다. 교사를 향한 무한 기대는 '잘 가르치는 일'로 집중돼야 한다. (우리 아이가) 공부도 잘 했으면 좋겠고, 불이익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양한 활동으로 스펙을 쌓아 학생부에도 좋은 말이 기록됐으면 좋은... 이런 과잉 기대는 교사를 '수퍼교사' 압박에 시달리게 만든다.


그런데, 사실 교사에 대한 과잉 기대는 수퍼교사로 수렴되는 것이 아니다. 기대가 과도할 수록 자기가 맡고 있는 동안에 큰 사고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민원에 시달리지 않도록 기계적 공정성과, 또 그만그만한 자잘한 팁들로 무장하여 수업이나 생활지도에서 무능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게 아니라면, 즉 모든 사태에서 진정성을 발휘한다면 그 끝은 교사가 무한소진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이든지 교사가 만능이기를 바라는 마음, 또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교사를 추어올리는 풍토가 없어져야 한다. 학교는 교사, 학생의 실존적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그것이 실제 삶의 사태를 반영할 때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 가르치는 기쁨이라는 것은 '내가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수퍼교사'로서 만족감을 느끼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규모와 상관없이 아이와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만남을 지향해 나가는 과정, 그것이 상호간의 존중에서 나오는 문화가 바탕이 될 때 이뤄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면에 능통한 수퍼교사가 아니라 아이들과 교육적 만남을 생성하고 지속시켜갈 수 있는 감수성이 충만한 교사이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소외된 자를 향한 연민이 있으며, 기본적으로 상대를 잘 존중하는 교사에게서 그와 비슷한 아이들이 길러질 것이라는 믿음이 수퍼교사 수천 명 나오는 것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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