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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교사의 안목: 교육상황을 보는 눈

교컴지기 | 2020.01.04 21:47 | 조회 12395 | 공감 0 | 비공감 0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를 읽은 독자들이 보이는 첫 번째 반응은 '수호믈린스키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을 향한 그의 열정과 헌신이 평범한 사람은 흉내내기 힘든 높은 경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열정을 본받아 마땅하지만,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그처럼 따라 하기엔 상황이나 조건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자칫 무력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린 독서할 때 텍스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가 읽는 모든 텍스트가 해석의 대상인 까닭이다. 수호믈린스키가 했던 백 가지의 실천은 백 가지의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교장과 교사를 겸했기 때문에 가능한 실천이라든지, 구 소비에트 사회의 노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 파블리시 학교 교사들의 동료성, 기꺼이 학교에 조력하는 학부모들의 공동체 정신, 때 묻지 않은 당시 아이들의 마음과 같은 요소들이 수호믈린스키를 탁월한 실천가로 만든 것은 상당 부분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느끼는 갈증이 있다. 파블리시 학교의 탁월한 교육적 성과를 가능하게 한 수호믈린스키의 능력은 과연 어떤 종류의 것이고, 팍팍한 우리 현실에 어떤 시사점을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는 파블리시의 특별한 능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교육상황을 보는 눈'이라고 생각한다. 반 매넌의 말을 빌리자면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교육적으로 응시하고, 교육적으로 해석하며, 교육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일단 그가 어떤 실천을 했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는 잠시 접어 두자. 그가 학교라는 공간을 어떻게 사고했고, 아이들을 어떤 존재로 생각했으며, 아이들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가를 추적하는 일은 교육 현상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수호믈린스키는 다른 교육자에 비하여 교육상황을 보는 눈이 깊었다. 언젠가 교육상황에 대한 고민 끝에 <들어가기, 나오기, 거리두기>라는 짧은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대로 여기에 옮겨 보겠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들어가기, 나오기, 거리두기. 교사와 학생이 관계를 맺는 법은 이 세 가지 중 하나다. 들어가기는 학생이 교사의 조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잘 포착하고 배움을 촉진(facilitation )하는 행위이다. 촉진을 통하여 학습자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이루어나갈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을 때는 그로부터 빠져나와야(fading: 조력을 제거하기) 한다. 계속 조력을 한다고 끌어안고 있으면 아이는 독립 자존으로 설 수 없다.


들어가고 나오는 행위는 기술이 아닌 예술적 감각을 필요로 한다. 기술은 제품(표준화된 기준에 도달)을 만들고 불량품을 줄이는 일이요, 예술은 작품(유일무이한 과정)을 생성하는 일이다. 작품을 보고 창조하는 일, 이렇듯 섬세하게 교육적 맥락과 상황을 보는 눈이 바로 '질적인 눈'이며 '미학적 감식안'이다.


그런데, 평소에 아이 곁에 너무 바짝 붙어 있거나 혹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면 들어가고 나올 상황과 시기를 포착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거리두기는 아이와의 친밀함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는 아이에 대한 조력, 그리고 자연스럽게 조력을 제거하여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게 돕는 지극히 섬세한 교사의 행위를 유려하게 하기 위한 준비 태세라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인지적이든 사회/정서적이든 교사의 교육 행위는 절제를 바탕으로 정중하고 친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무엇이든 '과잉'의 상태로 들어가는 순간 균형이 무너지고 좋은 배움은 사라진다. 과잉의 상태를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교사들이 많다. 차라리 결핍의 상태를 경험하게 하여 아이에게 도전 의욕을 주는 것이 낫다.


요즘 현장의 사례를 듣는 연수가 많아지고 있다. 현장의 생생한 사례이기 때문에 수강하는 교사 입장에서도 쉽게 소화할 수 있고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들어본 많은 사례들이 교사의 인내와 헌신을 바탕으로, 그리고 아이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몰입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바로 이런 경우가 들을 때는 감동적인데 나와는 거리가 먼 '달인'들의 이야기이다. 과잉 개입으로 인해 얻은 미담이 좋은 교육적 사례로 미화되는 것을 경계하라.


절제된 친절함은 적당한 거리두기의 전제 조건이다. 교육의 과정은 교사가 한 대상을 향하여 개입했다가 빠지기를 반복하면서 경험을 재구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맞춤한 시기와 상황에서 개입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교사의 전문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충만하여 더는 보충할 것이 없는 상태가 과잉이다. 과잉 상태의 지속은 부작용을 부른다. 교사들도 부모들도 부지불식간에 체화된 과잉 개입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


예컨대 학생들끼리의 다툼을 바라보는 교사의 시선을 생각해 보자. 어떤 교사는 다툼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지고, 더 잘못한 학생을 가려 훈계를 할 것이다. 또 다른 교사는 다툼이 의미하는 교육적 상황을 현상 그대로 이해한 다음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해석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 경우 옳고 그름보다는 맥락과 관계의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두 교사는 지식과 열정이 다른 것이 아니라 교육상황을 보는 시선의 다른 것이다.


수호믈린스키가 가진 능력은 성공에 대한 욕구나 이로 인한 과잉 헌신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상황을 교육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능력, 본인이 어떻게 개입하고 관계할 것이냐에 대한 판단, 그리고 아이들을 독립적으로 설 수 있도록 조력을 거두는 방법, 아울러 거리를 두고 성장을 지켜보기 등이 어우러진 총체적 능력이었다. 지난번 칼럼에서 수호믈린스키의 스토리는 영웅 서사가 아니라고 하였다. 그의 서사를 만들어 낸 것은 학교를 학습 조직화하려는 문제의식과 민주적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학생들의 자치 역량, 교사들의 동료성,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참여가 조화를 이루면서 거둔 성과였다.


이렇게 생각할 때 수호믈린스키의 실천을 담은 책을 읽고 '잘 따라 해야 훌륭한 리더인가'라는 부담을 떨칠 수 있다. 파블리시의 실천은 그대로 따라 하거나 우리 교육 현실에 바로 적용하는 데 미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시 소비에트 상황과 우리의 그것이 다르기도 하고, 교육적 필요나 이에 화답하는 방법이 같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책에서 영감을 얻어야 할 것은 구체적 실천 하나하나가 아니라 수호믈린스키가 교육상황을 보는 눈이다. 현상을 직관하고, 다시 이를 내 경험에 비추어 해석하며 자기화하는 과정은 교육자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전문성 구축 방안 중 하나이다.


나는 교육자들의 전문성이 읽고, 쓰고, 말하는 방식으로 발현된다고 말해 왔다. 교육상황을 보는 눈(질적인 눈, 감식안)을 어떻게 길러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해 줄 말은 고작 많이 읽고, 쓰고, 말하되, 그것대로 실천하라는 것이다. 이럴 때라야 수호믈린스키의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는 말의 의미가 맥락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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