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2/25일자 23면
첨단 참교육 실천 교육정보 홈페이지 운영 함영기 교사

 

서울 양천중학교 수학교사 함영기씨(39)는 「교실 밖의 교실」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더 유명하다. 「모자를 즐겨쓰는 10대 소년같다」고 해서 「캡틴」(Cap-Teen)이란 별명이 붙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열린 마음」을 가르치는 키팅선생을 떠올린 것이기도 하다.

 

97년 8월부터 교육정보 홈페이지 「교실 밖 선생님」(사진 왼쪽)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통신문화재단 홈페이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10여개 기관으로부터 추천사이트로 선정된 소문난 홈페이지. 깔끔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다양한 읽을거리와 자료로 구성해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매일 교육관련 뉴스를 전하는 「빠른 교육소식」, 체벌.촌지 등 쟁점 사안을 놓고 토론하는 「이야기마당」, 초.중.고 교과 학습자료를 엄선해 올려놓은 「참교육 학습자료실」에서 「1318 중고딩」과 학부모들이 참신한 정보를 얻으며 교육 문제에 관한 의견을 터놓고 얘기한다.

 

「함선생의 컴퓨터 따라잡기」란 이름의 웹 강좌는 인기코너. 초보자를 위한 컴퓨터.인터넷.홈페이지 제작 강좌를 연재하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실수담이나 에피소드를 통해 사용법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사례로 풀어보는 PC테크닉」도 개설했다. 매일 게시판이나 E메일로 도착하는 10여건의 질문에 빠짐없이 답을 찾아 전해준다.

 

85년 교직에 몸담은 함씨는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89년부터 94년까지 5년간 교단을 떠나 있었다. 그 시절 컴퓨터를 배운 뒤 「정보화 추세에 발맞춰 교육문제를 인터넷상에서 다루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교실」이라는 고정된 테두리를 벗어났던 경험을 살리고 사이버 가상공간을 강조하기 위해 「교실 밖 선생님」이란 이름을 지었다.

 

『 전에 했던 교육개혁운동의 연장 선상에서 활동무대를 인터넷으로 옮긴 것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실 밖 선생님」을 통해 우리의 교육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올바른 정보문화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컴맹」 딱지 떼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컴퓨터를 접근 불가능한 「마술상자」로 여기지만 함교사는 그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라 생각한다. 잘만 활용하면 보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교육공간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 사회변화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절실히 필요한 교육운동의 일부라고 본다.

 

그러나 함교사는 컴퓨터 전문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언어를 알고 있으며 그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함께 숨쉬고」 싶을 뿐이다. 경향 차준철 기자(cheo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