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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리더십 특강[16] - 다시 생각하는 장학
교사를 위한 리더쉽 강좌[16] - 다시 생각하는 장학
예로부터 장학(supervision)은 교사보다는 뭔가 더 많이 아는 전문가가(super)
교사보다는 좀더 높은 위치에서 관찰하고 지도하는(vision) 행위로 통용되어 왔다.
물론 이것의 부작용이 심각하여 최근에는 장학지도라는 말 대신 장학협의라는 말도
많이 쓰이고 동료교사와의 교류에 의한 장학방법의 일환으로 동료장학이라는 것도
생겨났지만 하여튼, 장학이라는 단어가 현장교사들에게 주는 어감은 긍정보다는
부정 쪽에 가깝다. 장학 활동이 가져다 준 '형식화와 동원'이 우리에게 선물한 것은
원래 좋은 뜻도 아니었던 장학활동을 좀더 '한국적 상황에 맞게 왜곡시킨 것' 뿐이었다.
장학 활동이 매력적이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장학활동이 교사들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동인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규명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간단하게 현재 장학사들이 하고 있는 업무가 장학인가 아닌가를 따져보면 될 일이다.
또 하나는 장학사가 되고자 했던 동기를 물어 보면 될 일이다.
교사들의 수업전문성 신장을 위한 장학 활동을 열심히 하고파서 장학사가 되었는지,
아니면 교감, 교장되는 길이 좀더 빠른 길이어서인지...
물론 장학은 장학사만 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 자체 계획(자율장학)에 의해서도 이루어지고
동료간에도 이루어지며(동료장학) 스스로 행하는(자기장학) 장학도 있다. 문제는 이것들이
교사들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상급기관의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데
있다. 교사들은 이를 통하여 형식적으로 문서를 완성하고 보고하는 데 치중하게 된다.
정작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했던 수업전문성 신장이라는 과제는 허구화되고 만다.
아이들에게 '장학사 오는 날'로 추억되는 장학 활동은, 그날 만큼은 청소를 더 열심히 하고
장학사가 다녀갈 때까지 좀더 정숙하게 앉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어려서부터 터득해 가는
형식화의 길'이라는 슬픈 학습 과정이다. 혹시 이것이 극단적인 분석이라고 생각되는 분은
오늘이라도, 길거리의 그 누구라도 붙잡고 한마디 물어 보기 바란다.
"장학사하면 생각나는 학창시절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혹시라도 그럴싸하게 이름을 바꾸어 장학을 포장한다해도 장학 활동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교사들의 전문성 부족을 관찰,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리면 전문성이 신장될거라고 믿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고답적 방법에 대한 인식 전환이 없는 한, 장학이 가진 문제점은
그대로 남는다. 그것이 동료들과의 수평적 의사교류에 의한 것이든, 컨설턴트와의 상담에
의한 것이든 장학이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지는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 노력은 다분히 형식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의사결정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장학의 강조와 교사들의 수업평가를 묶어 사고해 보려는
상큼하지 못한 저의가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장학이 가진 일말의 긍정적 의의마져도 훼손하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2006년, 우리는 "장학(SUPERVISION)"이라는 용어의 폐기를 조심스럽게 거론해 봐야 하지 않을까?
교컴 대표 함영기 글
http://eduic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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