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은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라고 평가 받지만 정작 우리 나라에서는 한글보다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컴퓨터 용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컴퓨터 용어의 한글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컴퓨터 용어 가운데는 외국에서 들여온 말이 그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e-메일’이나 ‘네티즌’ㆍ‘스팸메일’ㆍ‘콘텐츠’ 등이 바로 좋은 예이지요. 이런 용어들을 한글로 바꾸면 무엇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요?

지난 7월 국립국어연구원이 개설한 ‘모두 함께 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ㆍ사진) 사이트에서는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외래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자유롭게 올리면, 국립국어연구원 선정위원회에서 적당한 단어 몇 개를 후보로 골라 내 투표로 하나를 선정하게 되지요.

만약 자신이 추천해 올린 단어가 외국어를 대신하는 우리말로 선정되면 표준 국어 대사전에 단어와 함께 자신의 이름이 실리는 ‘영광’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어린이 여러분도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뽑힌 단어 가운데 컴퓨터와 관계된 것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터넷 망(Net)과 사람들(Citizen)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담긴 ‘네티즌’을 대신할 우리 말로는 ‘누리꾼’이 선정됐습니다. 세계를 뜻하는 ‘누리’에 사람을 나타내는 ‘꾼’을 보탠 말이지요.

쓰레기처럼 필요 없는 내용을 담고 있는 ‘스팸메일’의 경우 단어의 뜻에 걸맞은 ‘쓰레기 편지’가 뽑혔지요. 또 게시판에 쓴 글에 대한 답장이나 의견을 붙이는 것을 뜻하는 ‘리플’과 내용이나 정보를 뜻하는 ‘콘텐츠’를 대신할 우리말로는 ‘댓글’과 ‘꾸밈 정보’가 각각 선정됐습니다.

그러면 컴퓨터 자판의 문자나 기호ㆍ숫자 등을 이용해 사용자의 감정 표현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우리말로 바꾼다면 무엇이 좋을까요? 이 사이트에서는 ‘그림말’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컴퓨터 이외에도 ‘파이팅’은 ‘아자’로, 스크린 도어는 ‘안전문’, ‘웰빙’은 ‘참살이’, ‘무빙워크’는 ‘자동길’ 등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을 지키고 널리 알리는 데 어린이들이 앞장 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