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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얼굴

잠잠이 | 2014.10.13 02:27 | 조회 5933 | 공감 2 | 비공감 0


화가 김재홍




화가 윤해남


대학에 들어가지 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부터, 취미 생활로 사진 찍기를 권유받았다.

당시의 돈을 13만 5천원에 캐논 G3 QL이라는 레이지 파인더 식의 카메라를 손에 쥐게 되었다.


내 어머니는 40 이 채 되기도 전에 남편을 잃었다.

유치원 이후로는 가족사진이 집에 없었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에 3년여의 공백을 넘어 다시 학교에 들어갔다.

충청도와 강원도를 오고 가며, 연명해 왔다.

천안에서 아버지는 세상을 버렸다.

살아서도, 당신은 우리의 아버지 노릇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존재 마져 비어버린 방은 더없이 차가왔다.

학교에 가지 못한 나는 동네에서 그저 그렇게 놀았다. 즐거운 일이 있으리 없고, 가까운 친척하고만 놀았다. 친구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은 잦은 이사에 사람 사귀는 것을 배우지 못함이다.

거의 자폐증 환자와 같았고, 말이 없었으며, 이는 말은 할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에 오는 완행 열차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털컹거리는 열차의 차창 밖의 풍경은 뒤로 밀려나고, 알 수 없는 공포가 대신 차 올랐다. 우리 식구는 늘 말이 없었다. 왁짝거리는 떠들썩한 일도, 사람의 왕래도 적었고, 하는 일도 없었다.

서울은 대단한 곳이었지만, 우리의 서울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청계천 변, 판자촌으로 숨듯이 키를 낮추었다. 비탈진 길은 뚝이었다  우리와 같은 이들이 기생하듯 서로의 집이 구분되지 않는 나무 판자 하나에 금을 긋고, 문패 대신 번호판이 붙혀젓다.


어느날, 남산으로 갔다. 서울로 올라와서, 가족 나들이를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친구도 없을 뿐더러, 붙임성도 없던 나는 먼저 다가가는 법이 없었고, 그러기에 더욱 친구들이 몇 안되었다. 그러니. 방에만 쳐 박혀서 가까운 친척 집에만 들날 거렸다.

4남매와 홀어머니가 찍힌 흑백사진이다.

김구 동상 앞에서 사진사가 찍어 준 사진이다.


40년도 넘은 시간이 흘렀고, 그 사진을 가슴에 안고 사진을 다시 찍어서 본다면, 그 둘은 다른 사람일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손에 쥔 그 사진기는 나에게 세상을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잘라낸 화면으로 보이는 그림은 사뭇 달랐다. 사진에 들어있는 것은 사진이 아니라, 환상이었고, 환영이었으며, 세상에 없는 또 다른 세계였다.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은 많이 달랐다. 이전에 보던 친구들과 전혀 달랐다.

내가 만났던 친구들은 가난했고. 여유가 적었으며, 공고생들이었다. 거칠고 격하고, 급한 성격이 많았다. 운동을 별로 하지 않는 나이기에 난, 점심시간이 되어도, 운동장에 나가질 않았다. 그냥 앉아서, 책을 볼 뿐이었다.  멍하니 앉아있기도 하였고, 말은 하지 않았다.


재수하고, 삼수하여 대학생이 된 이들이 몇이 나에게 다가와서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노래를 불러주었고, 하숙집에서 재워주었다. 통행금지 때가 되면 난, 그들의 낮은 창가에서 그들의 이름을 불었다. 그들은 기타를 잘 연주했으며, 철학과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그들도 공대생이었지만. 조금 다른 사람들이었다.


난, 한국의 단편소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음악을 줄창 듣고 또 들었다.

그 덕에 난, 낙제를 했고, 대학을 오래 다녔다.사진반에 들어가서, 사진을 좀 더 배우려고 했으나. 그럴만한 사람들이 없었다. 독학을 해야 했다. 그림 그리는 동창생을 가끔 만나. 자유로움과 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조금 채웠다. 그리고 나서, 신체검사에서 또 낙제당해, 짧은 군 생활을 마친 후 복학했다. 그리고, 집은 나왔다.


여기 사진은 그 이후에 만난 사람들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래 기억할 사람들이고, 나의 전환점을 제공한 사람들이며, 나를 감동하게한 이들이다.


사진을 찍으며, 내가 알게 된 것은 보이는 게 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보려 할 땐 이미 그것은 거기에 있었고,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오래 전 부터 존재해 왔던 것이었다.

붉은 백열등 아래에서 소주 한잔 하는 친구를 필름 아끼려 두장만 찍고, 현상해 본 그 사진은 그 얼굴 바로 그것이었고, 오래 볼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을 사진찍는 일은 어렵다. 그의 인생이 그 얼굴로 부터 배어나와 무엇인가를 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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