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Time, Any Place, Any Path, and Any pace\"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e-Learning 체제가 필요할 것
   ‘국제화’라는 단어는 지구 어디에서든 통용되거나 이해될 수 있는 가치, 현상, 사물을 일컬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통합(convergence)\'이라는 단어는 국제화와 함께 지금 이 시대의 대표적인 현상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국제화와 통합이라는 단어를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e-Learning이다. 곧, e-Learning의 핵심적 하드웨어는 인터넷이나 웹인데 이것의 가장 특징적 요소는 \'경계 허물기(seamless)\'이다. 따라서 현재 e-Learning의 주요논점의 하나가 국제화, 표준화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e-Learning은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s) 혹은 CMS (Course Management Systems)를 중심으로 앞서가는 모든 기술의 집합체이며, 요즘 강조되고 있는 학습자 중심의 학습이론의 실천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결국 현재 e-Learning 체제를 우리나라 초.중등학교 교육의 보완적 체제로서 도입되려고 하는 이 시점에, 한국형 e-Learning모델을 찾기보다는 국제화, 통합이라는 단어에 걸 맞는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e-Learning 체제가 필요할 것이다.

   미국의 e-Learning 현황

   이러한 전제에서 출발하여, 미국에서의 e-Learning (혹은 Virtural Learning이라는 단어로도 혼용)의 현황을 살펴보면 그림1과 같다(http://www.edweek.org/sreports/tc02 참조). 곧,  2002년을 기준으로 12학교에서 온라인 고등학교를 설립했으며, 32개주에서 e-Learning관련 정책을 활발하게 펼쳐나갈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Virtual Schools: Trends & Issues\"라는 2002년 WestED 기관의 보고서 (http://www.edweek.org/sreports.tc02)에 따르면, 2002년을 기준으로 초중등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5만 명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e-Learning 체제는 다음세대 초중등학교 교육의 추세가 될 것이며, 미국 교육의 질적 향상을 갖고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의 경우에는 e-Learning이 주로 고등학교 수준의 교육 (대표적인 사례로서는 Hudson High School[http://www.edweek.org/sreports/tc02/ article.cfm?slug=35elearn.h21]를 참조)에 집중적 투자와 노력이 기우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이러닝이 주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고등학교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이나 일반 정규학교 과정을 따라가기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흡수하고, 질적으로 떨어지는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습을 보완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The Florida Virtual School(FVS)가 주는 시사점 

   이러한 미국의 e-Learning 교육의 현황을 기초로 하여, 미국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e-Learning 학교(혹은 체제)라고 할 수 있는 The Florida Virtual School 이, 특히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려고하는 정부 주관의 e-Learning체제와 다음의 몇 가지가 유사하기에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첫째, FLVS는 플로리다 주 정부 주관의 학교이다. 따라서 플로리다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수강이 무료이다.

   둘째, FLVS는 학교교육의 대체가 아니라 학교교육의 보완적 역할을 목적으로 한다.

   셋째, FLVS는 가정과의 연계를 중시하고 있다.

    FLVS는 현재는 60여개 정도의 고등학교 코스에 치중되어있으나 점차 초중학교 단계까지를 포함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기술적인 측면을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거의 유사하게 LMS를 중심으로 동영상 클립이나 그림, 음성 등의 조금은 단순하지만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반면에 교수학습적 측면에서는 흔히 e-Learning 하면 공식처럼 등장하는 쌍방향 상호작용은 물론이고, 나아가 프로젝트 기반 혹은 문제중심적 학습으로 모든 과목이 이뤄져 있다. 일반 교실수업의 강의중심적 환경과 달리, 과제나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학습한 내용과 일상생활과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준별 과정이 제시되어 있어서 자신의 수준 혹은 목적 (예를 들어, 미리 대학진학관련 학점을 이수하거나 특정 과목의 좀더 깊이 있는 내용에 대한 학습)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자율권과 책무성을 인정하는 학습자 중심의 학습이론과 철학을 실천
   아울러, ‘학습계약서’라는 것을 통해 학생들이 FLVS내 자신을 담당하고 있는 담임교사(코디네이터)와 함께, 특정 수업의 진도를 정해진 기간 동안 얼마만큼 (예를 들어, 표준진도, 속성진도, 확대진도의 3가지 형태가 제시되어있다) 나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하고 그에 따른 계약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양과 진행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과 그 결정에 따라 일종의 ‘학습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분명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자율권과 책무성을 인정하는 학습자 중심적 학습이론과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정과 연계된 학습이라는 조건에 맞도록, 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 대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구체적으로 부모들이 어떻게 FLVS에서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의 학습에 참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간단한 제안이나 팁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들이 해당 학습방에 참여할 수 있는 계정을 받아, 학생들의 학업 성취 및 진행 여부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고, 매달 주어지는 학업진행 보고서를 받게 되며, 개별 학생들의 과제 제출난에 들어가서 교사가 학생의 과제에 준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사들간의 지속적인 발전도 아울러 도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FLVS 교사의 경우, 초보 교사와 경력교사 간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하여, 교사들간의 지속적인 발전도 아울러 도모하고 있다. 초보교사의 경우, 일단 교사로 고용되고 나며 일정 오프라인 세미나를 받고, 곧이어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과목을 가르치게 되는데, 이때, 같은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경력교사로부터 자신의 수업에 대한 온라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당 과목을 성공적으로 잘 가르치고 나면 한 단계 높은 교육과정에 들어가서 자신의 과목개발에 필요한 교육을 받게 되며, 나아가 새로이 과목개발에 대한 신청도 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e-Learnng 환경으로 소개할 수 있는 것은 iEARN(http://www.iearn.org)이다.  iEARN은 “프로젝트 기반 인터넷 보조 학습 네트워크 (project-based, internet-supported learning network)”로서 다만 미국 내 학생들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의 특성, 곧, 탈중앙적이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지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다른 나라 학생들과 같은 주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학습네트워크이다. 1988년에 설립되어 현재 100여국의 나라가 참여하고 있는데, e-Learning에서 강조하는 통합, 결속, 협력, 커뮤니티라는 요소를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예라고 할 수 있다.

   e-Learning은 학교교육을 보완하기 위한 것

   위 두 사례가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바는 e-Learning이 학교교육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곧, 미국의 경우에서도 주정부가 직접 관여하여 궁극적으로 공교육의 내실화라는 목적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학습자 개개인의 개별화 학습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때의 개별화는 같은 내용을 다른 진행속도로 배운다는 부분적 개별화가 아니라, 같은 주제를 다루되 서로 다른 깊이나 방향으로, 나아가 다른 학습 수행속도로 이뤄진다. 또한 개별화 하되, 항상 어떤 작은 소그룹내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을 전제로 한 개별화 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개별화와 구분된다. 인터넷이나 웹이라는 매체의 특성이 곧 네트워크이자 상호작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FLVS의 경우, 온라인 과목이나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철저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다방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결과, FLVS에서 만들어진 과목의 대부분을 다른 주에서 운영하는 e-learning 학교에서도 활용하거나, 혹은 다른 주에 있는 학생들이 FLVS에 등록하여 수강하는 인원(이 경우에는 수업료를 내어야함)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화된 e-Learning모형 개발이 필요하다 
   비록 미국과 한국이 교육여건이나 환경, 혹은 사회문화적으로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e-Learning이라는 것이 품고 있는 경계허물기와 통합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한국적 e-Learning 모형개발보다는 국제화된 e-Learning모형 개발이라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럴 경우, FLVS가 그 학교의 모토로 제시한 ‘언제든지, 어디에서든지, 어떤 길(수준)로든, 어떤 속도(진도)에서든지’는 한국의 e-Learning체제를 위한 모토로서도 적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글: 강인애(경희대학교 교수)

※ 출처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포럼 중 외국교육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