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영화 보기는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운 나들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니모를 찾아서> <신밧드-7대양의 전설> 등의 애니메이션 같이 어린이와 함께 보기 좋은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영화보기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오락 수단이지만 미디어 교육의 첫걸음을 떼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미디어 교육이란 아이들이 매일 즐겨 보고 이용하는 텔레비전, 컴퓨터, 비디오, 영화 등이 전하는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올바로 분석, 평가하고 스스로 미디어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뜻한다. 즉 미디어를 올바로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한국방송진흥원의 은혜정 책임연구원은 한 연구보고서에서 “미디어 교육을 통해 미디어가 생산한 상품을 분석하고 직접 생산하게 함으로써, 어린이들이 비판적이고 창조적인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다양한 미디어들이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는 상황에서 이를 올바로 해독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또 미디어가 주는 메시지를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메시지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무슨 영화 볼래？”

아이 스스로 정해보도록

생각 잘 들어주고

인물·장면에 대해 이야기 하면

미디어 이해·이용능력이 ‘쑥쑥’

우선 어떤 영화를 보러 갈 것인가 선택하는 것부터 미디어 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 잡지나 신문, 인터넷 등을 이용해 영화평을 살펴보고 아이에게 그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지니고 있는지 유추하게 해 보자. 그리고 어떤 영화가 보고 싶은지를 아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왜 그런지를 물어봐야 한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영상으로 풀어낼 지 상상해 보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모들도 그 영화를 볼 때 어디에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지를 아이에게 설명해 주자.

영화를 두 번 보는 것도 추천할 만 한다. 첫번째 볼 때는 영화 자체에 푹 빠지도록 내버려 두고, 두번째 볼 때는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이 영화에 흐르는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가 어떤 기법을 구사했는지, 영화가 어떤 주제를 가지며, 감독은 어떤 의도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것이 좋다. 그 영화에 나오는 인물은 어떤 사람들인지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의 영화평을 들어보고 원래 참고했던 전문가들의 영화평과 비교해 보자. 이 때 주의할 점은 아이가 영화에 대해 전혀 다른 해석을 내 놓더라도 그것이 틀렸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아이가 왜 그렇게 영화를 이해했는지를 들어보고 최대한 아이의 시각을 이해하면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낮은울타리 미디어교육원의 신수현 실장은 “아이에게 자신의 안목과 감수성에 자신감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며 “영화란 그 영화의 감독이 꿈꾸는 세상을 다양한 기법을 통해 자신에게 설득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고 그런 생각들을 자신의 관점에 따라 취사 선별해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도움이 될 만한 사이트

△YMCA 인터넷 시청자 옴부즈만 http://www.watchtv.or.kr

△씨네버드 http://home.freecha.com/cinebud

△미디어 교육 센터 http://www.medialiteracy21.net

△매비우스 http://www.mabiu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