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이나 입학을 맞는 사람이 주위에 있을 경우 누구나 ‘선물’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된다. 의미 있는 날을 기리고 잔잔한 감동을 줄 ‘무난한 선물’을 찾는 사람이라면 신문을 선물로 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비록 시중에서 파는 값비싼 선물보다 멋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정(情)과 추억이 깃든 차분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물이란=요즘에는 선물 준비를 하지 않으면 왠지 숙제를 못해 놓은 채 개학을 맞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냥 지나기에는 허전하다. 그렇다고 현금이나 선물세트를 주면 의례적이고 성의가 없어 보여 선물 고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선물은 ‘마음의 징표’이다. 즉 물질위주의 외면적인 가치보다 내면적인 정성이 중시된다. 포장도 뜯기 전에 눈치챌 수 있는 ‘뻔한 선물’보다 정성을 담은 선물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한 선물이라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겉치레 선물 구입보다 직접 만들거나 준비해 고마움과 축하의 뜻을 표현한다면 비용은 절약하면서 감동은 두 배로 전할 수 있다.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신문으로 선물을 준비할 때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이 받는 사람의 취향과 연령이다. 또한 선물의 목적과 자신의 솜씨, 호주머니 형편도 생각해 선물주제와 비용 등의 계획을 세운다. 받는 사람의 취향은 대체로 아이들에게는 유익하면서 재미있는 주제나 추억을 남길 만한 소재가 적당하다. 어른에게는 기념일의 특징을 알릴 수 있는 장식품 꾸미기나 심부름 상품권 등이 적합하다.

선물하면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포장이다. 선물은 포장을 뜯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망사, 비닐, 레이스 등 요란한 포장은 오히려 좋지 않다. 과잉포장은 결국 쓰레기로 처리되는 만큼 사용량을 줄인다. 신문의 사진이나 광고를 이용해 모자이크로 꾸민 포장지를 만든다. 만약 공예 솜씨가 있다면 신문지로 꽃, 리본 등 장식을 만들어 보자.

◇선물은 어떻게(활동 주제)

▲선물 활동장 꾸미기-아이들에게 우선 신문에서 각자 갖고(또는 주고) 싶은 물건을 오려 붙이도록 한다. 받고(주고) 싶은 이유를 짧게 쓰고, 받은(준) 다음 상대방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발표한다

▲정을 담은 편지 쓰기-쓰는 곳은 편지지를 비롯해 도화지, 카드, 연하장에다 신문 사진·기사·광고를 곁들여 써본다. 그림이나 색을 넣으면 한결 화사해 보인다

▲효도 상품권 드리기-안마 상품권, 구두손질 상품권, 설거지 상품권, 심부름 이용권(횟수는 주 1∼2회, 월 1∼4회, 연간이용권 등 주는 사람의 형편에 따라 조절한다)

▲테마 스크랩북 만들기－로봇, 꽃, 생명, 전쟁(무기), 등산, 영화·연극 등 받는 사람의 관심 있는 주제를 염두에 두고 기사나 사진을 1∼3개월 가량 모은다. 표지나 첫 장에는 선물받는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에다 스크랩의 주제·사연이 든 편지로 꾸미면 금상첨화

▲숙제 모음집-초등 6년 또는 중·고교 3년 동안 숙제나 견학기록문, 사진 등을 모아 스케치북이나 스크랩북에 꾸민다

▲타임캡슐 개봉 이벤트-아이의 소중한 것이나 신문 기사·사진을 매년 모아둔 타임캡슐(또는 스크랩북)을 부모님께서 졸업이나 생일을 계기로 개봉하는 시간 갖기

▲축하카드 만들기-도화지에다 사진·광고·그림을 이용해 만든다. 짧은 편지글도 함께 쓴다

▲신문에 나온 각종 금융상품(통장)을 스크랩해 희망상품을 고르게 하기(기념통장을 만들어 전달하기)

▲선물 카탈로그 꾸미기-가상선물에 대한 신문 사진이나 광고를 붙이고 광고문을 작성하기(1개당 100∼300자), 또는 각종 사진, 광고, 기사를 이용해 다양한 선물을 안내할 가이드북인 포토앨범(종합세트)이나 전단지 꾸며보기

▲올해 달력을 이용해 ‘○○이의 2003년’이라는 달력을 만들어준다. 앞에서 제시한 ‘선물관계 분류’를 토대로 신문 사진이나 기사를 이용해 제작한다. 공란을 넉넉하게 만들어 받는 사람도 적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꿈의 도서관 꾸미기-받는 사람의 취향을 미리 조사한 다음 읽을 만한 책을 선정해 사진과 함께 책 소개를 짧게 쓴다. 책 1권도 함께 선물한다

▲선물을 줄 때와 받을 때 어떤 예절이 있는지 대상별(또는 행사별)로 생각해보고 정리하기(100∼500자)

▲엄마·아빠가 어릴 적에 받은 선물은 무엇인지 조사(3∼5가지)하고, 지금의 선물을 두고 볼 때 같은 점과 다른 점 생각해 정리하기(초등 저학년 50∼200자, 초등 고학년 100∼400자)

▲‘선물’과 ‘뇌물’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생각해 정리해보기(초등 저학년 100∼300자, 초등 고학년 300∼600자)

▲신문지를 구겨 종이송이로 만든 포장 완충재 만들어 보기(20∼100개, 유아, 초등 저학년)

◇활동시 유의점=선물은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하지만 받은 선물 가운데 쓰지 않고 장롱 속에 넣어둔 장갑, 학용품 등이 누구나 한 두개쯤은 된다. 즉 선물은 받는 사람의 취향을 모른다면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유용한’ 선물이 되려면 선물을 주기에 앞서 받는 사람의 의사를 살짝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선물을 준비할 때 아이들에게 희귀성이나 가격보다 선물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 ∼이 적당할까’ ‘그렇게 하려면 무얼 해야 할까’하는 식으로 선물의 대상, 주제, 방법 등을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실천하도록 하자. 선물은 혼자 준비하기보다 여럿이 모여 준비해 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선물을 할 때 반드시 편지글을 남긴다. 편지지든, 선물 겉면이든 특별한 날의 사연과 날짜, 전달자 이름, 선물의 의미 등을 함께 적어둔다.

이렇게 성심껏 마련한 선물은 받는 사람에게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정’이 담긴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이다.

〈경향 최상희 전문기자 nie11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