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의 바람직한 관계 등에 대해 토론
여중생 둘을 치어 숨지게 한 주한미군 궤도차량의 관제병과 운전병이 무죄 평결을 받으며 형사재판권 이양 등과 관련,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중생 사망사고는 지난 6월 13일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지방도로에서 일어났다. 당시 이 마을에 살던 신효순(14).심미선(14)양 등 여중생 두명이 길을 걷다가 공무중이던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것이다.

그러나 궤도차량 관제병과 운전병은 지난달 주한 미8군 군사법원에서 무죄 평결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SOFA란 무엇이며, 주한미군의 역할과 한.미간의 바람직한 관계 등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한.미 두 나라는 1882년 5월 '조.미 평화수호통상 및 항해에 관한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처음 공식적인 관계가 이루어졌다.

군사관계는 1888년 미국이 네명의 통역장교로 구성된 군사고문단을 파견한 게 효시다. 현대적 의미의 군사협력 관계는 1945년 9월 패전한 일본군의 무장 해제를 위해 미군이 진주(進駐)하면서 본격화했다.

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은 두 나라의 관계를 양국의 안보와 외교정책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오늘날의 동맹관계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동맹의 기본 틀은 한국전쟁 휴전 직후인 53년 10월 1일 워싱턴에서 체결한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다. 조약의 골자는 두 나라 가운데 한쪽이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전이 외부의 무력 공격에 의해 위협당한다고 인정될 경우 언제든 서로 협의해 위험에 대처하는 것이다.

조약에 따라 북한과 휴전상태인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고, 우리 정부는 이를 허용했다.

양국의 연합방위체제 덕에 우리나라는 반세기 동안 안정적인 안보 환경 아래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정착시킬 수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외국 군대는 일반적으로 국제법상 주둔하는 나라의 법률질서에 따라야 한다. 그리고 외국군이 주둔하는 나라는 외국군대가 효율적으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일정한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주둔국 입장에선 외국군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대신 이들의 범죄를 억제하거나 사법처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여기에 맞춰 맺은 주한미군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 바로 한.미 SOFA다.

한마디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는 법적 근거가 되며, 한.미 SOFA는 조약을 통해 주둔하게 된 미군의 법적 지위를 규정한 것이다.

미국은 일본.독일.필리핀 등 세계 80여개 나라와 SOFA를 맺고 있다. 한.미 SOFA는 67년 발효됐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끈질기게 요구해 부족하나마 미군 범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전에는 살인.강간 등 중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들을 처벌할 길이 거의 없었다.

중앙일보 이태종 기자

*** 무엇이 문제인가

한.미 SOFA는 91년 처음 손질한 데 이어 지난해 재개정하며 몇몇 독소 조항은 사라졌다.

법조계에선 그럼에도 한.미 SOFA에는 여전히 불평등한 데가 있다고 한다.

협정은 전문 31조의 본문과 3개 부속문서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핵심적 불평등 조항은 형사재판권 관할 문제다.

협정 제22조에 따르면 재판권을 행사할 권리가 경합하는 경우 공무집행 중의 범죄에 대해서는 미국이 1차적 재판권을 갖는다. 우리 정부가 이번 사건의 재판권을 이양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군이 거부한 것도 이 조항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법조계는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 범죄뿐 아니라 공무중 범죄라도 민간인에게 피해를 준 경우엔 우리나라가 수사권과 재판권을 행사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무인지 여부의 판단도 일본처럼 우리나라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미국이 맺고 있는 SOFA는 세계적으로 같은 내용이어서 한.미 간에 개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 생각 키우기

①1950년 6월 25일 일어난 한국전쟁 기간 중 4백만명 이상이 죽거나 다치고 1천만명 이상이 생이별하는 고통을 당했다.

재산 피해는 2백30억달러(28조1천9백80억원,1달러 1천2백26원)에 이르고,반세기 넘게 민족 분단이 지속되고 있다. 냉전은 끝났지만 그렇다고 한반도에서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북한은 아직 군사력이 막강할 뿐만 아니라 핵무기 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군 주둔의 득실을 따져 본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영역별로 생각하는 게 낫다.

②양국 정부는 미국 워싱턴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제34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한반도의 안보에 관한 여러 문제들을 협의하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한.미 국방장관 간의 회의)를 열고, 조만간 SOFA 운용 절차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개선 내용은 주한미군 범죄의 초동수사에 우리 측이 참여하고, 미군 신병이 미국 측에 넘겨졌을 때라도 필요할 경우 우리 수사기관이 신병을 넘겨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협정의 불평등한 부분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둠활동으로 협상을 통해 두 나라의 평화공존을 위해 '한.미 SOFA'를 개정방향을 찾아 보자.

☞한.미 SOFA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 우리나라 군대가 미군과 비슷한 임무를 띠고 외국에 주둔하는 상황을 가정한다.

③무죄 평결에 대한 반미감정은 한.미 양국의 사법제도의 차이에서 올 수도 있다. 우리나라 재판절차에 맞게 모의재판을 열어 미군의 과실 부분을 추궁하는 활동을 한다. 재판 결과가 미군 재판의 평결결과와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 본다. 관련 자료는 신문 기사에서 찾는다.

④(고등 고학년)주한미군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한반도에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배치된 미군의 임무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세력 균형 붕괴를 사전에 막는 전략 균형 문제와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탈냉전 환경에서 바람직한 한.미 동맹 관계'에 대해 1천2백자 정도로 정리해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