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논과 밭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우리나라는 쌀 생산량으로 보면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 총 생산량이 세계 12위, ha당 쌀 생산량은 6위이다. 소비량보다 수확량이 많아 해마다 쌀이 남아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곧 식량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쌀 관련 문제들을 아이들과 신문·인터넷 등을 활용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쌀(벼)이란=벼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재배되는 한해살이 식용작물이다. 재배한 벼에서 겉껍질(왕겨)을 벗겨내면 밥의 원료인 쌀이 나온다. 쌀은 전 세계 인구의 약 40%가 주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요한 식량이다.

쌀 농사는 식량 제공 이외에 간접적으로는 홍수 조절, 지하수 저장, 토양 보전 기능을 한다. 또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녹지 공간을 제공하고 수질 및 대기 정화, 대기 냉각 기능까지 수행한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계산하면 우리나라만 연간 약 50조원에 이른다.

◇쌀 농사와 식량 안보=올해 우리나라는 3천4백40만∼3천5백만섬의 쌀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재고량은 지난해 9백29만섬보다 4백만섬 가까이 늘어난 1천3백18만섬으로 전망된다.

쌀은 왜 남아도는 걸까. 생산량에 비해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소비량이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입쌀의 유입도 쌀 재고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쌀 농사는 그럼 사양산업인가. 식량은 한 나라를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으로, 부족하면 국가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 식량 생산 증가율을 능가하는 인구 증가율, 식량 수출국의 과점화 심화, 중국의 쌀 수입국 전환 가능성, 물 부족 및 농경지 감소 등으로 식량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최근 보고서에서 매년 5세 미만 어린이 6백만명이 굶어죽고 있으며, 영양실조 인구가 8억4천만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경향신문 2002년 10월17일 보도).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도는 1990년 43.1%에서 올해 29.9%로 크게 낮아졌다. 쌀 이외 대부분의 곡물은 자급도가 100%를 밑돈다. 프랑스(249%), 덴마크(128%), 독일(112%), 영국(101%) 등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그만큼 세계 곡물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수업은 어떻게(활동 주제)

▲쌀과 관련된 신문 기사나 사진을 3∼10개 찾아 짧은 설명 붙이기(각 50∼200자)

▲1만3천년 전의 볍씨가 발견된 충북 소로리 유적 기사(경향신문 2002년 10월2일)를 살펴보고 가상 보고문(기록문) 간단히 정리하기

▲쌀 가공식품(즉석 밥, 쌀 음료, 쌀 과자 등)을 가상으로 만든 다음 신문 광고 만들어 보기

▲쌀 또는 쌀 가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 문안을 만들어 발표하기(400∼1,000자)

▲우리 쌀을 지키는 방법 5가지 발표하기

▲북한에 쌀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 쓰기(찬반 의견이 있다면 토의나 발표시간을 가짐, 200∼800자)

▲학교(학급)에서 ‘사랑의 쌀 모으기’ 행사를 개최한다면 그 필요성을 각자 생각해 글로 적어보기(500자 안팎)

▲남아도는 쌀을 해결할 방법을 각자 생각해 정리하기(집에서, 학교에서, 사회나 국가 차원에서, 총 200∼800자)

▲쌀의 과잉생산을 막을 방법 3∼5가지 적기(각 50자 안팎)

▲재고 쌀을 사료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 뒤 찬반 토론 가져보기(글로 쓸 경우 500∼1,000자)

▲만약 우리나라가 쌀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모자란다면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를 생각해 글로 쓰기(500∼1,000자)

▲쌀로 만든 요리나 음식의 종류를 말하고 그 가운데 3∼5가지 정도를 정해 짧게 소개하기(각 100자 안팎)

▲벼 재배 과정과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 정리하기(400∼800자)

▲농기구에 대해 조사하고 그 모양과 용도를 기록장에 정리하기.

◇활동시 유의점

①쌀과 관련된 자료는 미리 스크랩을 해 둔 다음,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좋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때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검색하거나, 인터넷에서 농업이나 쌀 관련 사이트를 참고한다.

②기사와 사진만으로 수업하다 보면 생동감이 다소 떨어지므로 수업 전후 주변에 있는 논이나 농업박물관, 쌀 박람회 등을 둘러보는 시간을 갖자(가족 또는 학급 단위).

③수업목표는 식량 부족의 현실을 이해하고 쌀(식량)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데 주안점을 둔다.

④많은 자료를 준비해 수업하기보다 주제를 1∼2개로 줄여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⑤수업 진행에 앞서 결식아동 등 아이들의 상황을 미리 파악해 둔다.

⑥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정리하고 집과 학교에서 실천을 유도해 보자.

〈경향신문 최상희 전문기자 nie11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