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에 미니홈피(블로그, 플래닛 등)의 폭발적인 이용자 수의 증가와 근무시간 중 미니홈피 이용으로 인한 문제, 미니홈피 중독문제 등으로 한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니홈피의 열풍이 이제는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불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5학년 이상)의 경우 인터넷을 이용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을 조사한 결과 게임 다음으로 미니홈피 이용을 꼽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미니홈피에 빠져드는 이유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배경, 음악 등의 아이템을 구입하여 손쉽게 꾸밀 수 있고 디지털카메라나 핸드폰카메라 등으로 찍은 사진, 자신의 생각 등을 미니홈피에 손쉽게 올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1인 미디어라는 데 있다. 또한 무엇보다 그곳에서 개인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도 큰 요인이다.

그러나 면대면이 아닌 미니홈피를 이용한 사이버 상에서의 대인관계가 지속되고 온라인 위주의 대인관계에 치중할 때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대인관계면에서 이루어져야 할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다.

먼저 함께 사이버 공간, 특히 미니홈피에서의 대인관계와 면대면의 대인관계와의 차이점을 이야기해보자. 미니홈피는 면대면 대화, 전화, 채팅과는 달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한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내가 불특정다수 또는 내가 지정한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보여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사생활도 그 사람과 관계없이 내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개방만 되어있다면 가서 볼 수 있고 글을 남길 수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인간관계는 피상적이고 익명성이기에 무책임하다. 만남이 쉽게 이루어지지만 그만큼 대인관계 또한 소홀해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원치 않는 사람이라면 댓글을 달지 않거나 글을 삭제해버리면 그만이다. 또 한방향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고, 깊이 있는 대화나 인격적인 관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방명록에 쓴 글도 대부분 깊이 있는 대화라기보다는 일상적이고 피상적인 대화에 머무른다. 한 예로 친구들과 만날 때에도 전화를 하지 않고 사전에 미니홈피에 글을 남겨서 서로 만나는 경우도 있다. 미니홈피를 관리하는 것이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어도 내 미니홈피 방명록에 글을 쓴 사람의 미니홈피에 방문하여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어야만 그 사람과의 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있기에 대인관계 유지 차원에서 미니홈피를 관리한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러한 피상적인 대인관계의 영향과 결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심한 경우에는 직접적인 대인관계를 기피하여 방이나 집에서 나오지 않고 장기간 홀로 기거하는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 은둔형 외톨이들의 생활을 살펴보면 직접적인 면대면 대인관계는 거부하지만 방에서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 상에서는 미니홈피 등을 통해 대인관계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친구들 사이에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대인관계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그 결과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 통용되는 ‘말무시’라는 단어가 있다. 싫어하는 친구나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말을 할 때 아예 못들은 척 무시해버리는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 또한 작지만 무책임한 대인 관계의 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함께 좀 더 친밀하고 인격적인 대인관계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해보자. 미니홈피 등의 사이버를 통한 대인관계를 줄이고 면대면 대인관계를 늘리도록 해야할 것이고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위한 자기자신의 노력이 필요하겠다.

김수진(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 연구위원, 하중초등학교 교사)

출처; http://cleanmedia.njoyschoo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