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봉(동덕여자대학교 교수)

1 매체의 진화와 학교 교육의 변화

교육은 전달을 매개로 성립되는 행위인 관계로 전달 수단 즉 매체의 발달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전달 매체가 진화할 때마다 곧바로 교육 현장의 전달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교육이 갖는 전달 속성 때문이라 하겠다. 정보화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로 인하여 모든 지식이 오직 교사에 의해서만 전달되던 시대는 끝나고, 학교가 아니더라도 사회 곳곳에 정보가 넘치게 되어 학습자 스스로 정보 사냥을 나서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요즘 거론되고 있는 학교 붕괴의 염려도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의 전달 기관으로서의 학교의 역할이 붕괴되어 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 교육은 모든 정보 현장을 향해 열려야 하고, 그러한 현장과 연결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지구레벨로 확산된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서로 다른 문화 지역간에 개인 레벨의 교류가 빈번해짐에 따라 학습자 또한 문화권을 넘나드는 활동 능력과 능동성을 기르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요즘 급속도로 확산되어가고 있는 대안학교의 출현에서 보는 탈학교론(deschooling)적 움직임의 가장 큰 원인은 제도권 학교의 강제적이고 획일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 중심 일변도의 Top down식 학습 운영에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기존의 학교 교육이 21세기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습자 중심(Learner Cetredness)의 다양한 교육 방법의 도입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매체의 빠른 진화는 다른 모든 매체에게도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매체와 교육의 관계에서 새롭게 각광을 받게된 NIE또한 어떠한 도전과 변화가 필요한지를 함께 생각해 볼 때이다.

2 학습자 중심의 새로운 교육 과정의 전개

1) 학습자 중심 교육의 흐름
학습자 중심 교육의 역사는 매우 길다. 18c루소의 자연주의 교육을 비롯하여 20c초 죤·듀이의 경험주의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20c중엽의 서머힐에서 비롯하여 1969년에 미국에서 확산된 열린교육, 90년대에 등장한 홀리스틱교육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전개되어 온 교육사조적 움직임이라 하겠다. 종전의 산업화 사회에서는 교육의 속도와 효율성이 중시되고 도달 목표를 설정하여 달성시키는 데에 중점을 둔 대량 교육 시대이었기 때문에 자연주의 교육관을 바탕으로 한 학습자 중심 교육은 불가능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학교가 독점하다시피 하여왔고 교육내용의 핵심이기도 하였던 정보가 학교밖에 넘치게 됨에 따라 학교 교육은 정보의 검색과 정리능력을 교육하지 않으면 안될 시대가 된 것이다. 학습자가 정보를 스스로 찾아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즉 실행력을 키우는 교육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 경제 원리가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되게 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 서비스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외국어 학습의 경우 문화접촉의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교류를 위한 도구로서의 요구가 확대되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문화 교류의 주역이 되고 능동적 정보 검색의 시대에 맞추어 검색 능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다문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서 비롯한 기능은 능동적인 자율 학습을 통해서만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2) 학습자 중심 교육 과정의 여러 단계
학습자 중심 학습의 여러 형태와 단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다.

① 수업에서의 학습자의 활동을 늘리는 것:학습자의 수동적 역할 활동
지시에 따른 학습자의 반복 학습을 늘리는 것
학습자의 발표시간을 확대하는 것
상호학습
현장과 관련시킨 체험학습을 늘리는 것
② 학습자의 발달 및 개별성을 살리는 것
개별학습
수준별 학습
지역별 특성
목적별 특성
③ 학습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
학습자의 요구 분석 결과를 반영
학습자의 학습 내용 선택권
학습자의 과목 선택권
학습자의 교재 선택권
학습 성과의 현장 적용과 실용성의 확대
④ 학습과정에서의 학습자의 주체성을 확대하는 것
학습자의 자발적 능동적 활동의 확대
학습계획과 선택 주도
학습 방법을 학습자가 선택하는 것
학습의 계획을 학습자가 하는 것
⑤ 문제해결에 있어서의 학습자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
자율학습
협력학습
문제해결 능력
발견학습
⑥ 학습의 평가에 학습자가 참여하는 것
자율평가
상호 평가
3. 학습자 중심 교육과정과 NIE의 역할

2002년부터 적용되는 고등학교 제7차 교육과정 제2외국어과의 교수학습 방법에 나타난 학습자 중심을 시사한 교수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학습자 중심의 교수 방법을 강구한다.
학생의 동작과 체험을 통하여 습득효과를 높인다.
협력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습계획을 세운다.
학습자가 스스로 발견하여 습득하도록 수업을 계획한다.
학생들에게 능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도록 한다.
학생중심의 상호작용 학습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개별학습과 자율학습이 가능하도록 도움자료를 활용한다.
개개인의 습득 수준에 맞는 학습을 전개한다.
의사소통 의옥과 의사소통 활동의 참여도등을 관찰하여 평가한다.

이상 열거한 7차 교육과정에서 언급하고 있는 학습자 중심 학습의 관계를 보면 7차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학습자 중심이란 문제해결 과정에 있어서의 학습자의 자율성이 크게 강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NIE는 이러한 자율성 신장에 걸맞는 학습법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학습환경으로서의 제7차 교육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 외국어학습과 NIE

이제까지 NIE가 외국어 학습에 적용된 사례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안다. 외국어 학습에 NIE를 적용한 것은 한진숙(2000. 일본어 교육을 위한 NIE활용방안 연구)학위 논문이 효시라고 할 수 있다. NIE를 외국어 학습에 적용하는 경우 대개는 종합적 교수법인 내용중심 교수법인 CBI나 오픈 메소드인 OM식 교수법에서 활동하면 효과적이다. 물론 특정 기능을 다루는 작문이나 토론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7차 교육과정의 외국어 학습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문화의 이해가 강조되어 있다. 이는 언어학습이 어휘와 구조를 익히는 것만으로는 운용성이 부족하므로 문화적인 이해가 수반되어야한다는 새로운 외국어 교육관을 나타낸 것이다. 외국어학습의 이러한 추세는 문화간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언어 구사력에 있어서도 상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을 중시하게 된 데에서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사고력과 창의력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사고력과 창의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학습은 NIE를 통해 달성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문은 외국어 학습을 위한 교육리소스로서의 기능과 교육 컨텐츠로서의 기능만이 아니고 이들을 통합한 통합 교재로서의 기능까지 갖는다고 하겠다.

특히 외국어로 출판된 신문이나 외국어로 번역되는 자동 번역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 보다 직접적인 외국어 학습 교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5. NIE의 나아갈 방향

NIE의 필요성이나 학습 효과 그리고 부분적인 교수방법은 충분할 정도로 알려진 것으로 안다. 그러나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보다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할 조건들이 있다. 그러한 조건들을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① NIE의 총체적인 교육과정 정립이 필요하다. 연령층별로 교육 목표와 내용, 그리고 교수법과 평가를 망라한 NIE의 교육과정이 정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NIE는 신문을 학습리소스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겠고 주교재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리소스로서 활용할 때에도 수준별 내용별 분류 작업이 필요하지만, 본격적인 NIE중심의 학습을 위해서는 레벨별로 구조화된 그리고 타레벨 및 타교과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의 정립을 필요로 한다.

② NIE가 교수법으로서 공인 받기 위해서는 학습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이 향상에 두드러진 효과가 있었으머 어떠한 측면이 부족한가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③ 학습자의 반응과 요구에 대한 끊임없는 체크가 필요하다. 학생중심 수업 방법에 대한 교사와 학습자의 생각이 크게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④ 기사 내용의 체계적인 DB 구축을 들 수 있다. 거기에는 기사의 범주화와 관련 기사 모음과 같은 자료로서의 이용도를 고려한 구조화가 필요하다.

⑤ 신문매체의 시대에 걸맞는 변신이 수반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우선 현재의 소년대상과 성인대상을 보다 세분화하여 유아신문에서 소년소녀용, 청소년용, 일반 사회인용 등 연령층 별로 보다 세분화된 신문이 발간된다면 좋을 것이다. 유아용 신문을 제작하여 어릴 적부터 신문을 접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 친숙도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지면의 구성에 있어서도 현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라는 고정 틀에서 벗어나 연령층의 신문마다 개성 있는 구성을 시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각 연령층에 보다 친숙한 미디어가 되기 위하여 편집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신을 필요로 함은 물론이다.

⑥ 외국어로 발간되는 기사나 외국어로 번역되는 전자변역 시스템의 운영도 바람직 할 것이다.

⑦ 신문이 학교 교육현장에서 그리고 어린 학생들의 책상에서 읽히기 위해서는 지금의 일본식 윤전기에 맞춘 커다란 사이즈에서 탈피해야 한다. 기존의 신문문화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어 현대의 도시 생활과는 맞지 않는 크기를 고집하는 것은 신문의 다양한 활용을 위축시키는 데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다.

⑧ 그리고 현대 사회의 주된 전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 신문의 확대 또한 바람직하다. 넘기며 읽던 신문에서 클릭하며 보는 신문에로 신문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신문이 멀티미디어적 성격을 띄어감에 따라 장차는 NIE에서 MIE(Mulimedia in Education)에로 확대되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