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확대하려는 수준별 이동수업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학의 경우는 교사의 자율에 맡겨 가르친 때보다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연 ‘제1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가 발표한 ‘학업성취에 대한 수준별 수업의 효과’ 논문에서 나왔다.

양 교수는 한국교육개발원이 2005년 150개 중학교 1학년 6천727명을 대상으로 학교생활의 특성, 학업성취도 등을 조사한 ‘한국교육종단연구(KELS)’ 자료를 분석했다.

논문을 보면 수학은 학생들을 성적으로 나눠 이동수업을 한 학교의 평균 점수가 교사의 자율에 맡겨 수업을 진행한 학교보다 5.36점이나 낮게 나타났다. 학급 안에서 동질집단이나 이질집단으로 한데 나눠 가르친 학교도 일반적인 학교보다 수학 평균이 0.88 점에서 4.44점까지 낮게 나왔다.
수준별 이동수업이 학급 내 동질, 이질 또는 아예 특별한 편성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성적이 더 낮게 나온 것이다.

한편 영어 과목은 수준별로 이동수업을 한 학교의 평균이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겨우 0.32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교육부는 수준별 수업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전체 중·고교 가운데 50%까지 확대하고 초등학교에서도 도입하려 하는 등 전국의 교육청에서는 수준별 수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양 교수는 “중학교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수준별 수업 방식은 학생들의 영어와 수학 과목 성취도 향상과는 관련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수준별 수업유형은 생각했던 것처럼 학생들의 학업성적을 높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