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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논술] 교과서로 끝내는 과학논술
교과서로 끝내는 과학논술
현재 이공계의 대학 입시에서 과학논술은 당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비중은 늘어갈 것이다. 하지만 대학 입시에서 과학논술은 평가의 새로운 개념으로, 그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관한 의견은 다양하다.
하지만 과학논술이 이공계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평가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이 갖춰야 할 특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다면 과학논술이 그렇게 막연한 대상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이공계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일까?
대학이 이공계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은 한마디로 과학 하는 능력 즉, 과학자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이다. 과학이란 인간의 호기심을 발휘하여 자연에 관한 정보를 조직적으로 얻는 과정과 그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과학 연구의 과정과 결과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세운 가설과 증명 과정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 근거는 선배 과학자들이 이룩해 놓은 법칙, 이론, 사실들이 될 수 있다. 감정에 호소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논술은 자기 견해의 타당성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내세워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증명해 나가는 글이다. 그리고 과학논술도 논술의 한 범주로서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세운 가설의 타당성을 그 동안 밝혀진 법칙, 이론, 사실(실제 과학논술 평가에서는 제시문으로 주어진 정보들)에 근거하여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증명해 나가는 글이다. 그러므로 과학논술의 평가에서는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이 개념을 이용하여 얼마나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느냐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최근의 과학논술에서는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선행학습의 유무를 떠나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학생들의 참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 등을 제시문의 형태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제시문에 담겨지는 정보는 공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는 가정 아래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정보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다양한 방면의 정보를 담은 제시문을 얼마나 이해하고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주어진 정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지는 개인차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개인마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정도에 차이가 있으며, 개념을 얼마나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가에도 차이가 있고 또한 알고 있는 내용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적용능력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차이를 극복하고 자연과학도로서의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어진 문제 상황을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은 솔직히 말해 5개 중 맞는 것을 한 개 골라내는 객관식 문제보다 어렵다. 하지만 반가운 것은 모든 사람들이 과학적 문제해결 과정을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명강의를 쫓아다니며 암기 위주로 개념을 습득하는 학습방법을 과감히 버리고 학교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 개념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생님처럼 공부하면 된다.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핵심 개념과 연결되는 작은 개념들을 구조적으로 연결시켜 보고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준비한다. 이렇게 남을 가르치기 위해 공부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과학논술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누구나 기를 수 있다. 그리고 과학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남들이 그냥 보고 넘기는 당연해 보이는 현상에 주목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거 있는 가설을 세우고 탐구과정을 세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얼마나 실천하느냐다.
최원호/서울 중동고 화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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