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음악] 맨발로 노래할 때 느끼는 참 행복
자연스런 ‘걷기’는, 감각이 깨어나게 하는데
딱 알맞은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브 파칼레 <걷는 행복>에서)
어려서 나는 십리길을 걸어 학교에 다녔다.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그 길을 걸으며 나는 온갖 풀과 꽃과 나무, 나비, 잠자리, 풍뎅이, 하늘소, 올챙이, 피라미, 딱새, 종다리를 만날 수 있었다. 어떤 길에서는 신을 벗어들고 맨발로 걷기도 했다.
도시에 사는 지금은 걸어다닐 일이 많지 않다. 어떤 날은 온종일 한번도 흙 위에 서보지 못하고 하루가 간다. 맨발로 흙을 딛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자연에서 멀어진 인간의 마음이 금방
딱딱해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
부족은 아이들을 늘 자연 가까이 가도록 해서 딱딱
하지 않은, 부드러운 가슴을 갖도록 했다.
(인디언 추장 ‘서 있는 곰’의 말에서)
몇해 전 여름에 지리산, 한라산, 금강산, 백두산을 연이어 간 적이 있다. 그 한 달동안 나는 맨발에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양말을 신을 필요가 없는 이천 몇백원짜리 고무신이 내 삶을 조금은 자유롭게 한다.
나는 맨발(양말이라고 하는 ‘발싸개’를 하지 않은)에 고무신을 신고 다닐 때 제일 편하다. 맨발이거나 맨발에 고무신을 신고 노래할 때 제일 기분이 좋다. 또 가장 적게 입고 노래할 때 제일 노래가 잘 된다. 내 음반에 있는 노래들은 모두 가장 적게 입고 맨발로 노래한 것들이다.
지난해 무등산 증심사 뜰에서 가진 내 콘서트 때는 옷 세 개만 입고 맨발로 노래했는데 참 행복했다.
늙은 인디언들은 신을 벗고 맨발로 땅 위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땅의 기운을 받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의자에 앉는 것 보다 흙 위에 그대로 앉기를 바란다. 의자에 앉으면 생명을 주는 대지의 힘으로부터 그만큼 멀어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다음주에는 콘크리트로 덮인 서울 한복판에서 ‘맨발 콘서트’를 가질 생각이다. 내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야 내 노래도 자유로울 수 있을테지.)
백창우 동요작곡가
노래 들을 수 있는 곳=백창우 홈페이지 www.100dog.co.kr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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