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음악과 함께하는 생활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일상생활에서 음악과 함께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쉬는 시간의 달콤한 음악소리나 함께 입을 모아 교가를 부르던 즐거운 추억에는 어김없이 음악이 함께 있다. 요즘 젊은층에서는 휴대폰의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을 개성과 기분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작은 부분이지만 음악과 연결된 생활의 한 단면인 셈이다.

음악과 함께하는 생활을 위해서는 먼저 집안에 있는 음악들을 모두 찾아 정리하고 이 중에서 가족과 함께 들으면 좋을 것 같은 음악들을 시간대별로 선곡하면 된다. 그리고 아이와 커다란 스케치북에 동그라미 생활계획표를 짜고 각 시간마다 음악을 담당하는 가족의 이름과 곡명을 적어두자.

마땅한 음악이 별로 없다면 가족과 함께 음반매장에 가 음악을 고른다는 것 자체로도 즐거운 외출이 된다. 이때 이왕이면 좋은 음악을 선택해야 한다. 좋은 음악을 찾기가 어렵다면 자녀들의 음악교과서에 있는 감상곡을 참고로 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국악곡 가운데 생활에 맞춰 들어봄직한 곡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아침의 고요를 깨치며 듣는 곡에는 대금 독주의 시원시원한 소리가 일품인 <청성곡>이 좋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에 듣는 청성곡은 하루를 기운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식사시간에는 <천년만세>를 들어보자.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그리고 ‘우조가락도드리’의 3곡으로 이루어진 천년만세는 음량이 작은 세피리에 가야금, 거문고, 양금, 대금, 해금, 단소와 같은 악기들이 서로 어우러진 실내악곡이다. 처음에는 느리게 시작하여 매우 빠르고 경쾌한 장단으로 변화하는 깨끗한 가락이 우리의 식탁을 즐겁게 수놓을 것이다.

아이와 함께 정해 놓은 간식시간이 있다면 이 시간에는 <산조>를 조금은 큰 소리로 틀어보자. 가야금 산조의 아기자기한 소리도 좋겠고, 피리 산조의 꿋꿋하고 대담한 소리도 잘 어울린다.

스스로 선택한 음악들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나의 일상과는 상관없이 나오는 음악들과는 분명 다른 느낌으로 전해진다. 자녀들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음악으로 일으키는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색다른 경험과 즐거운 추억을 함께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성상희/ 이룰성어린이국악단 단장 www.gokorea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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