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있습니다.

 

표정에 거의 변화가 없는 아이입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웃는 낯을 보이기도 합니다.

 

전학오기 전 학교에서는 \"집단따돌림\"을 당했었다는군요.

 

전문상담교사 2학기 학기 중 과제로 두 아이를 선택해 각각 10회의 상담을 실시하고 상담 일지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평소에 가장 어둡다고 생각한 그 아이와 상담실에 마주 앉았습니다.

 

반갑다. 나하고 얘기 좀 할까?

 

..........................

 

요즘 기말고사 준비는 잘 돼가니?

 

..........................

 

난 양배추를 맛있게 먹었는데, 오늘 점심은 뭐가 제일 맛있었어?

 

.......................

 

오늘 학교 마치면 뭐할 거냐?

 

........................

 

영어 시간에 보니 계속 자던데,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

 

 

결국 그 아이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상덤실 문을 나섭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말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

 

내 안에 무거운 돌을 하나 안고 있는 듯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