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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친척’ 관계 세상살이의 축소판이에요
끈적한 ‘친척’ 관계 세상살이의 축소판이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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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면 이것저것 복잡하고 신경쓸 것 많아 차라리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집들이 점점 늘고 있다. 처갓집과는 가깝게 지내도 특히 시댁 쪽과는 발을 끊고 사는 집이 요즘은 대부분인 것 같다. 사실 며느리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젊은 여성들이 반기를 들 만도 했다. 모든 한국인은 평등하다는 헌법이 뻔히 있는데도, 며느리는 아들의 종이자 로봇이 되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풍속만 고집하다가는 홀로 남겨진 독거노인이 되기 십상인 시대다. 시댁 하는 걸 봐서는 그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기 싶지 않는게 며느리 입장이지만, 아이들 교육을 생각하면 조금 넓게 볼 필요도 있다. 조부모와 완전히 끊고 사는 것만 보며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예전에 부모가 했듯, 자신들의 부모를 모른 체 할 수 있다. 육아법이나 부모 공경법, 가족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 등은 거의 부모 하는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자식덕 보려고 아이들 키우는 것도 아니고 노후 보장도 확실이 되어 있어, 늙고 병 들었을 때 자녀나 친지들이 나를 찾지 않아도 좋다 생각한다면, 젊고 힘있을 때부터 고립되어 편히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여러 친척들이 모일 때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사회적 경험의 축적이 박탈되는 것은 매우 아쉽다.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녀이라는 단순한 양극구조와는 달리, 친지들이 모이면 상당히 복잡한 인간군상의 여러 측면을 아이들은 관찰하고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어른들에게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비슷한 연배의 사촌과는 어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손 아래 조카에게는 무엇을 베풀어야 할 지 등 칼 같이 만나고 헤어지는 다른 이익 집단과는 달리 수십년 이상 주접스레 유지되는 끈적한 친척간의 관계는 세상살이의 한 축소판으로 경험해 볼 가치가 있다. 특히 명절이나 제사 때면 모여 유쾌하고 좋은 모습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해묵은 갈등이 불거져 서로 고성이 오갈 수 있어 아이들 교육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개중에는 아이들이 보지 말아야 할 상스럽고 폭력적인 언행을 하는 극단적인 이들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아이들은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사는 것을 보면서 세상사는 비결들을 빨리 체득할 수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폭력적일 때 아이들은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지만, 하나 건너 조부모나 친척들만 되어도 부모라는 든든한 뒷심만 있으면 아이들은 그닥 큰 상처를 받지 않고 지나간다. 오히려 자녀들은 친척들의 부당한 대우나 언사도 잘 참고 견디면서 갈등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부모들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회적 기술을 빨리 익힐 수도 있다. 세상에는 합리적인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 갈등을 논리적으로 따져서 풀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도 있다는 것, 엄청난 불의도 때론 참고 담아내야 하는 순간들도 있다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이를 비겁한 순응주의적인 태도라 공격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타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인생의 엄연한 진실을 친지들의 시끄러운 싸움에서 미리 배워 둔다면, 아이들이 자라 보다 큰 조직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좋은 정신적 자양분으로 풀어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추석 연휴가 끝났다. 아마 많은 이들이 명절증후군을 앓고,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다. 꽉 막힌 도로와 사람과 일에게 시달리는 성가심과 불쾌함들이 그러나 아이들이 컸을 때 여러 고통을 참고 견디게 만드는 일종의 예방 주사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인생의 아이러니다. 명절이라지만 예전처럼 음식이나 새 옷에 가슴설레는 아이들은 점점 줄어가는 추세고, 모여 봐야 컴퓨터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니 재미없고 귀찮기만 하다는 아이들도 많다. 그러나 사람과의 난리 법석과 부대낌을 겪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따뜻한 마음으로 남을 배려해 줄 줄 아는 큰 동냥이 된다는 사실. 명절 때문에 지친 부모들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도 싶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nleekr2000@yah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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