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종수(가명)는 만 5세의 자폐성 경향이 있는 아동으로, 현재 특수학교 유치부에 다니고 있습니다. 집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틈만 나면 수도가로 가거나 모래사장에 가서 놀고 있습니다. 더구나 항상 혼자 놀고 있기에 부모가 함께 놀자고 접근하면 한 쪽 구석으로 자리를 옮겨 가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답) 물이나 진흙, 모래 등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자극을 통한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매우 매력을 느끼게 하는 놀이감입니다. 그런데 물이나 모래만 가지고 논다는 것은 아동의 발달 측면에서 볼 때 제한적인 자극으로 인한 전인적 발달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고,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 활동에 몰입하는 것은 상호작용이나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

  종수의 경우, 어떤 물건이나 놀이에 집착하게 된 배경이 자폐성 경향을 가진 특성에서 비롯될 수도 있으나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모나 교사는 우선 종수가 일상생활의 흐름 속에서 어떤 상황에서 자리를 이탈하고, 또 물이나 모래를 가지고 어떠한 형태의 놀이를 즐기는지 자세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수업 중에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밖으로 나가려고 할 경우에는 교실의 수업내용이나 교재․교구의 활용방법을 새롭게 고안하여 아동의 참여를 유도해가야 할 것입니다. 즉 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흥미있는 수업활동을 전개하면서 물이나 모래놀이의 시간을 점차 줄여가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이나 모래이외의 다른 놀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는 오히려 물이나 모래를 수업활동의 매체로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교실 한쪽 구석에 모래놀이나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모래성 쌓기놀이를 하거나 또는 여러 종류의 용기를 준비하여 한쪽 용기에서 다른 용기로 물을 따루어 보며, 물위에 종이배나 나뭇잎 등을 띄워 보기도 하면서 한동안 즐겁게 놀게 한 다음 교사의 의도된 수업활동을 전개합니다. 그리고 그 활동에 잘 참여했을 때 다시 강화하는 방편으로 물이나 모래를 활용하면 교사와의 상호작용도 이루어져 점차 한가지 놀이에 집착하는 습관은 개선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