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변화에 민감한 아동>

문) 창수(가명)는 만 8세로, 자폐증으로 진단된 아동입니다. 다세대 주택에서 곧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하는데 아이가 조금만 주위환경이 바뀌어도 불안해 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집안의 물건이 흐트러져 있으면 얼른 제자리에 두어야 하고, 심지어 공원엘 가더라도 늘 가던 길러 다니는 버릇이 있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될까요?

답) 평상시 낮익은 물건만을 고집하고, 항상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만을 계속하려는 이러한 행동은 자폐성 경향이 있는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는 행동특성 중에 하나입니다. 어떤 아동은 가족 이외의 낮선 사람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거나, 심지어 엄마의 머리 스타일이 바뀌게 되면 큰소리로 울며, 소란을 피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창수와 같이 새로운 환경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아동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하루의 활동량이 제한되어 있거나 그 활동유형이 단조롭고 계속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하루 일과 중의 행동이 자신의 임의대로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대해 기술적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동에게 내재된 행동 레파토리를 변화시켜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한꺼번에 많은 변화를 주기 보다는 아동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한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다른 행동에 대해서는 약간의 융통성을 줍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을 비롯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일관성있게 대응하는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협력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동의 고집은 점차 강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아동이 항상 다니는 길로 가자고 고집하고 있는데 엄마는 다른 곳을 들렀다 가야할 경우, 아동이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소란을 피워도 아동의 손을 잡거나 안고서라도 가려던 길로 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왜 그 길로 가야하는지 설명을 꼭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창수의 경우 일단 이사를 하는 편이 좋겠으며, 한 두번 소란이 있더라도 매를 들어 그 행동을 강화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평상시처럼 가족들이 자신의 일을 일정기간만 계속해 나간다면 창수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