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벽증이 심한 아동>

문) 동수는 만 14세의 다운증후군 아동으로, 현재 일반 중학교 특수학급에 다니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귀가하면 손과 발을 씻는 일이 습관화되어 있는데 중학교 입학 이후에는 잠깐 외출하고 돌아와서도 비누를 풀어 얼굴까지 씻다보니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이 자주 헐고,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는 것 같습니다.

답) 발달지체 아동들이 일상생활속에서 자신의 몸을 청결히 유지하는 일은 매우 힘든 과제 중에 하나입니다. 취학전 시기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아동들 중에서도 씻는 것을 싫어하여 부모가 억지로 씻겨주는 예가 많습니다.

  그런데 손이 조금만 더러워져도 여러차례 씻거나 물건들이 흐트려져 있으면 즉시 정리하는 등, 강박관념을 가진 아동의 경우 그 원인은 몇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선 주위 환경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부모가 강박증이나 결벽증이 있어 아이에게 완벽성을 요구하면서 지나치게 간섭과 통제할 때, 아동은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이러한 증세를 나타내게 됩니다. 또한 지적 능력의 지체로 인해 외부의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다양한 활동을 찾아 행할 수 없으므로 일정한 공간 내에서의 제한적 행동에만 머무를 수 있습니다.

  동수의 경우 외출하였다가 집에 들어오면 항상 씻는다는 점은 어떤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씻는 활동에 너무 집착한다면 그 원인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흙이나 먼지가 손에 묻어 그것을 씻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세면대에 수돗물을 받아두고 물놀이를 하기 위한 것인지 알아보도록 합니다. 만일 습관적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욕실에 들어가서 몸을 씻는다면 씻는 활동 이외의 흥미꺼리를 만들어 주고, 부모가 함께 그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하여 씻는 활동의 회수를 줄여갑니다.

  그리고 물놀이를 좋아할 경우 계속 꾸중만 하지말고 집안 일 중 설거지나 화초에 물을 주는 등 일상 생활에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해주고 강화함으로써 오히려 하나의 일에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스스로 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