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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샘의 핀란드교육

외로움은 내면에 숨은 창조의 힘을 발견하게 하는 좋은 벗입니다-2010.8

별이빛나는밤 | 2013.05.19 23:03 | 조회 4630 | 공감 2 | 비공감 0

올 여름,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때 심리상담을 받으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외로움이 지난 일 년간 나를 이만큼이나마 성장케 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는 걸. 고마워 해야 할 녀석이라는 걸.

한국에 비해 친구가 많지 않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지고, 관계에서 내가 먼저 손내밀고 다가가는데 스스럼이 없어지고, 내면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고, 자연의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비로소 바쁜 일상에 밀리고 치여 내 안에 잠재해 있기만 했던 창조의 에너지를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걸 알면서도 막상 외로움에 직면하는 일은 썩 마음 내키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을 바쁘게 굴리고, 주말에 습관적으로 약속을 몇 개씩 걸어두고, 그렇게 관계를 제대로 음미할 시간도 없이 약속을 일 삼아 잡으면서 외로움과 대면하는 일을 그저 회피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에 있었을 때의 내 모습을 되돌아 본다.

 

지난 일요일, 일본 친구 Y가 자기 집에 점심 먹으러 오라고 초대해서 갔다.

정성껏 준비한 프랑스식(!) 점심 식사. 음식도 음식이지만 이 친구가 2년 동안 핀란드 생활을 어떻게 해왔는지 말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핀란드의 겨울. 핀란드 현지인들도 짧은 낮과 긴 밤 때문에 우울감을 호소하는데 따뜻한 곳에서 온 외국인들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실 추위보다 몇 배로 힘든 것이 어두운 날씨다. 음악도 자꾸 우울한 것만 골라듣게 되고, 해가 짧아지면 거기에 따라 신체리듬이 변화해서 잠도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바깥 활동에 제약을 받으니 가족도 없는 외국 학생들은 집안에서 더욱 외로움을 타게 되고... 뭐 그렇다.

겨울철 긴 밤에 할 것이 없어 천에 무늬 만드는 작업을 취미삼아 시작했다는데 그저 시간 때우기 용 취미를 이미 넘어선 것 같다.  나 역시 핀란드의 우중충하고 어두운 겨울이 있었기에 이렇게 글도 쓰고, 피아노도 꾸준히 연습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연습해 오던 레퍼토리에서 몇 가지 추가해 보려고 도서관에서 비틀즈 악보를 빌려다 놓은 참이다.

 

 

 

 

식사 후 우리는  친구가 가꾸는 유기농 텃밭으로 나섰다. 봄과 여름 내내 해가 너무 일찍 뜨는 탓에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져서 가꾸었다는 텃밭이다. 친구는 여름 한 철 채소와 과일을 자급자족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방금 따온 딸기로 디저트를 만들어 주었다.

의식주의 일정부분을 내 힘으로 해결한다는 것. 내가 쓸모 있고 자립적인 인간임을 의식주 행위를 통해 느낀다는 것. 핀란드 종합학교의 목공이나 재봉 수업을 보며, Y의 텃밭을 보며 여러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법정 스님은 세 끼 식사를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제일 큰 수행이라고 하셨고, 쿠바에서는 도시에서 작은 틈새마다 도시형 텃밭을 가꿈으로써 식량난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형 대량농산물 생산이 가져다 주는 각종 폐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를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2년여 유학생활 동안 공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 역시 풍성하게 가꾸어 온 친구의 면모가 말하지 않아도 삶 속에 읽힌다.

 

Y의 베란다 정원

 

벌레들이 한껏 배를 채우고 간 흔적이 가득한 유기농 배추

 

 

 

텃밭을 둘러본 김에 근처 숲길로 나섰다.

뚜르꾸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학생주택이나 주택가 근처에는 산책용 도로와 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집 근처에서 얼마든지 자연에 젖어들 수 있다.

지금이 한창 베리 수확철이라는데.. 우리는 두 눈 크게 뜨고 각종 베리들을 찾았다.

올 여름이 유난히 덥고 가물어 생각보다 베리들을 쉽게 찾을 순 없었다.

 

숲이 주는 신선한 공기를 폐부에 깊숙히 받아들이며 숲과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핀란드에는 유독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다. 경쟁 구도 속에서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이 핀란드의 숲과 자연 그리고 소박하고 여유 있는 이 곳 사람들에게서 치유의 힘을 발견하기 때문은 아닐런지... 영화 '까모메 식당'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외로울 땐 숲길을 걸어보아야겠다.

청량한 숲의 공기가 코끝을 타고 들어와 배를 가득 채우고 머리를 시리도록 맑게 하는 그 느낌을 만끽해 봐야겠다.

내 마음에 청진기를 갖다대고 순간 순간의 감정을 깊이 느끼고, 제대로 헤아려 주어야 겠다.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해주고 싶은 것들은 때를 놓쳐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그 때 그 때 잘 표현하고 마음껏 베풀어야겠다.

보고 싶다, 그립다는 말은 남발하지도 아끼지도 말아야겠다.

 

 

숲 속에서 자라는 붉은 베리.시력에 좋다고 한국에서 요즘 인기리에 팔리는 핀란드산 블루베리들아, 어디에 숨었니?

 

 

 

우리는 오늘도 그렇게 걸어간다.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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