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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샘의 핀란드교육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아 - 2009.12

별이빛나는밤 | 2013.05.26 16:57 | 조회 4353 | 공감 1 | 비공감 0

토요일 아침, 한밤중 같이 깜깜한 아침에 집을 나서 땀뻬레(Tampere)로 가는 기차를 탔다.

기숙사 신청부터 첫 날 마중까지 많은 것을 도와 준  핀란드 친구의 고향집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내린 눈이 녹지 않은 상태에서 눈이 계속해서 쌓이는 이 곳은 말 그대로 겨울 나라.

 

 

아빠의 여자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친구를 만나 크리스마스 장터를 돌아다니다가 서로 산 물건을 확인하던 중, 누구 줄려고 샀냐고 물었더니 아빠의 여자친구란다. what?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더니 그 말이 맞단다.

자기가 10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따로 사시는데 엄마랑 같이 살면서 아빠는 주말마다 만났고, 아빠는 여자친구를 사귄지 오래되었으며, 엄마도 나이가 들수록 남자친구가 꼭 필요할 것 같은데 그리 적극적으로 찾고 계시진 않는다고 한다.

핀란드에서는 이혼한 커플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싱글맘 뿐만 아니라 싱글대디도 많아서 버스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아저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릴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한 그늘같은 거 이 친구에게서 그동안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자식 때문에, 혹은 남들 눈을 의식해서 맞지 않는 결혼 생활을 참고 견디는 건 행복한 게 아니라고 우리는 맞장구를 쳤다.

아빠의 여자친구를 안 지가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되면 작은 선물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아빠의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하는 건 과연 어떤 느낌일까. 정말 궁금했다.

 

나이 50에 대학에 들어간 엄마

친구와 땀뻬레 시내를 돌다가 집에 가니 풍채만큼이나 푸근한 인상의 친구 엄마가 나를 반갑게 맞아주신다.

손님이 온다고 빵을 직접 굽고 먹을 거리를 아침부터 준비하신 눈치다.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친구 엄마는 유창한 영어로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많이도 물어보셨다. 세계지도까지 펼쳐들고.

나도 궁금한 김에 엄마의 직업을 여쭈어 보았더니 직업이 두 개나 되는 커리어우먼이셨다.

느낌만으로 친구 어머니가 가정주부일거라 생각한 나는 또 한번 얻어맞았다.

학교 양호선생님이 본업이고, 근처의 폴리테크닉(기술 전문대학)에 강사로 출강하신다고 했다.

2년 전에 폴리테크닉에서 스포츠 과학으로 학사, 석사 과정을 이수하시고 지금 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거라고 했다. 그럼 그동안 학비며 생계비는?

1년은 회사에서 학업휴직을 시켜주어 급여의 일부분을 받았고, 나머지 기간은 정부에서

소득이 없는 성인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았는데(월 700유로) 그것만으로는 생활하기가 어려워서

여름 아르바이트(summer job)을 구해서 일하고, 두 딸도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말하자면 세 식구 모두가 대학생이었고, 모두가 학비는 당연히 면제고, 생활비도 국가에서 지원을 받았고

(학생은 월 450유로) 모자라는 돈은 아르바이트나 은행 대출로 해결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핀란드 정부가 의지가 있는 성인에게 어떤 식으로 평생 교육을 장려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들이 슬슬 연금을 바라볼 나이 50에 대학에 들어가 새까만 후배들과 함께 공부한 친구 엄마도 대단하시지만

친구 엄마의 꿈을 현실이 되게 지원해 준 핀란드 사회도 다시 한번 대단하다.

 

싱글맘도, 아기도 당당한 사회의 일원

친구의 친구가 이번 학기에 대학을 졸업하는 기념으로 파티를 연다고 해서 같이 가보기로 했다.

수은주는 영하 15도 더 밑으로 떨어졌는데 치마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다는 친구.

평소에 수수해 보이는 핀란드 여성들도 주말만 되면 클럽에 가서 춤 출 생각에 꾸미는 정성이 대단하다.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탔는데 친구가 버스 안에서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죽마고우와 상봉했다.

핀란드어로 한참을 수다를 떠는 가운데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겨우 얘기가 끝나고

미안하다며 친구가 사정을 얘기해 준다.

음대에 다니는 친구의 친구가 못 본 사이 애기까지 낳아 기르는 엄마가 되었단다.

나: 그래? 언제 결혼했대?

친구: 결혼 안했고 남자친구랑 연애하다가 애기를 가져서 낳고 키우는 거야.

나: 친구가 학생인데 그럼 양육비는?

친구: 정부에서 지급해줘.

나: 정식 결혼을 안했는데 양육비가 나와?

친구: 응. 양육비는 결혼이랑 아무 상관이 없어. 엄마가 되면 엄마 앞으로 돈이 나와.

제 아무리 여성주의자였다고는 하나 한국식 사고의 매트리스에 갇혀있었던 나는 또 한방 얻어 맞았다.

 

그래. 성이 공론화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10대의 청춘을 입시 공부에 저당잡히고,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되고

그렇게 20, 30대가 되어 사랑하다 덜컥 아이가 생겼을 때 집안 경제력이나 기타 조건이 받쳐줘서

결혼을 하게 되면 운이 좋게 아이 목숨이 부지되고, 그렇지 못하면 낙태하는 길 밖에 없는 나라에서

저출산이 문제라고 부르짖으면서 낙태가 문제라서 낙태를 금지하겠다고 한다.

용기 있게 아이를 낳은 싱글맘에게 지원은 못해줄망정

온갖 사회적 차별로 무시해서 그들이 결국 저소득 계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날도 춥고, 자존심도 상해서 참았다.

 

참고로 내 친구는 누가 봐도 착하고 다정하고 학교 과제를 열심히 하고 알뜰살뜰히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그런 아이다.

그러니까 이혼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성격 어딘가에 문제가 있겠고, 싱글맘인 친구를 두었겠지라는 추론은 어리석다.

엄마,아빠, 자녀가 오순도순 한 지붕 밑에서 '즐거운 나의 집'을 합창해야만 행복한 가족인 것은 아니다.

이혼을 하는 게, 계획없는 임신을 하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함께 살지 않아서, 싱글맘이 되어서 불행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사회도 이렇게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는 날이 오겠지.

그 미래를 위해 맨 몸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당당히 걸어온 멋진 여성들을 나는 알고 있다.

성이 각기 다른 세 아이를 키우게 된 사연을 당당히 밝힌 소설가 공지영 씨.

싱글맘이어도 학교를 졸업할 권리는 있지 않느냐고 학교와 사회에 맞선 용기있는 여고생.

1000일이 넘는 시간동안 한결같이 투쟁을 이어갔던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들 등.

 

멋있는 여성이 늘고, 그 여성들이 남성들과 여성학 공부를 함께 하고, 아들들을 멋있게 기르고,

진보 정당들이 이 여성들의 삶을 지지해서 주류 사회도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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